20대 후반 직장인 C씨는 만성적인 무릎 통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등산이 원인이었는지, 조깅을 하고 나서부터 아프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해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통증이 사라질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운동을 쉬었다가 좀 나은 듯해 다시 운동을 하면 통증이 재발했다. 집 근처 병원과 한의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올해는 기필코 이 통증을 해결하고 싶어 정형외과에서 MRI 검사를 받았고, 오랜 통증의 원인이 ‘슬개건병증’이라는 걸 알게 됐다.

슬개건병증이란?
젊은 사람들이 무릎과 관련해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이유는 앞무릎 통증이다. 실버세대와 달리 젊은 사람들은 정상적인 뼈 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도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앞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여러 질환이 있고, 정밀검사 없이는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진단이 늦어져 회복이나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호에서 소개하는 앞무릎 통증 질환은 슬개건병증이다. 경골(아래다리뼈)과 슬개골(무릎뼈) 사이에 위치한 끈같은 부분을 ‘슬개건(무릎뼈 힘줄)’이라 하는데, 슬개건병증은 이 슬개건이 만성적인 손상으로 변성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힘줄이나 관절이 아프면 염증을 생각하지만 슬개건병증은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아니기 때문에 소염제를 먹거나 휴식을 취해도 쉽게 치료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슬개건병증의 원인은?
슬개건병증은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외상 때문이아니라 장기간 무릎을 과사용했을 때 발생한다. 1973년 이 진단을 처음 보고한 의사가 ‘Jumper’sknee’라고 명명했듯이, 점프 동작을 많이 하는 스포츠에서 자주 발생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도 농구, 배구 등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선수 중 각각 32%, 45%가 이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점프뿐만 아니라 전력 질주(running), 중 심축 이동(pivoting), 방향 전환(cutting) 등의 동작에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통증을 무시하고 단기간에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슬개건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것도 원인이 된다.

슬개건병증의 진행 과정
슬개건을 비롯한 힘줄들은 혈액의 공급이 근육보다 많지 않다. 슬개건도 직접적으로 혈액을 공급받기보다 주변 지방이나 연부 조직들의 혈관을 통해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슬개건 힘줄 끝부분은 혈행성이 좋지 못하고,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슬개건 끝부분에 붙어 있는 힘줄이 조금씩 손상되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회복되지 못하면 정상적인 힘줄 조직이 서서히 변성되기 시작한다. 정상적인 힘줄에 풍부해야 할 1형 콜라겐이 아닌 3형콜라겐이 많아지고, 섬유조직화되면서 그 기능이 약해지거나 상실된다. 이러한 변성이 지속적으로 축적되면 증상이 나타난다.

슬개건병증의 증상과 감별해야 할 질환은?
슬개건병증의 가장 보편적인 증상은 해당 부위를 눌렀을 때의 통증이다. 슬개건이 붙어 있는 무릎뼈 바로 아래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점프나 착지 동작, 무릎을 완전히 폈을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또 무릎을 굽히면서 힘주는 동작에서도 통증으로 계단을 오르내릴 때나 딥 스쿼트, 런지 등의 자세가 불편한 경우도 있다.
슬개건병증 이외에도 앞무릎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퇴골과 슬개골 사이의 연골에 문제가 생겨서 앞무릎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을 ‘대퇴슬개 통증’ 혹은 ‘대퇴슬개 연골 손상’이라고 부른다. 또 슬개건이 아닌 대퇴사두근 힘줄에 변성이 생기는 ‘대퇴슬개건병증’, 앞무릎에 있는 활막이 주름 형태로 두꺼워져 통증을 유발하는 ‘추벽증후군’ 등 연골판 손상이나 감염도 살펴봐야 한다. 이와 같이 앞무릎 통증은 병인과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 X-ray 검사]
과거력 청취와 문진으로 어느 정도 진단을 할 수 있으나, 골격 구조에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X-ray에서는 대부분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슬개건병증과 관련해 슬개골의 위치나 슬개골과 대퇴골이 맞닿는 부위의 상태, 석회나 뼛조각, 골종양 유무 등을 손쉽게 알 수 있어 X-ray 검사부터 진행한다.

[ 초음파 검사 ]
초음파 검사에서는 힘줄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슬개건은 피부 표면에서 가까워 초음파 검사 시 시야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가장 널리 시행되는 검사다. 초음파로 힘줄의 두께와 힘줄 내부의 신호 변화 등을 확인해 슬개건 힘줄의 상태 및 파열, 주변 염증 등을 감별할 수 있다.

[ MRI 검사 ]
MRI는 힘줄의 미세한 변화까지도 확인 가능하고, 다른 구조물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어 슬개건병증 확진에 주요한 검사다. 다만 증상의 변화가 곧바로 영상 검사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사람에 따라서 MRI 상의 소견과 증상이 꼭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도 진찰과 증상이 제일 중요하고, 영상 검사 소견과 증상을 맞춰봐야 한다. 스포츠 손상 관련 경험이 많은 숙련된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슬개건병증의 치료와 예방
슬개건병증은 반복적인 손상에 의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치료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적절한 휴식과 운동량 조절로도 치료가 수월하게 진행된다. 무릎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먼저 2주 이상 충분히 휴식해 슬개건 힘줄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줘야 한다. 만약 휴식 후 다시 운동할 때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운동량을 조절해 통증이 없는 운동 강도를 유지한다.
운동 습관이나 자세 등에 문제가 없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운동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도 추천한다. 초기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됐다면 약물치료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다. 체외충격파를 비롯한 물리치료는 좋은 결과를 입증한 다수의 보고가 있어 시도 해볼 만하다.
이 밖에 주사치료도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으나 스테로이드 사용은 불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 슬개건병증의 치료에서 문헌적 근거가 가장 확실한 것은 재활 운동이다. 특히 발목을 위로 젖히는 동작이 잘 안 되는 사람이나 대퇴사 두근 근력이 약한 사람이 슬개건병증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고된 바있다. 잘못된 운동 습관을 교정하고 적절한 휴식, 적정 수준의 점진적인 재활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행하면 슬개건병증을 극복할 수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 노경한이 추천하는 슬개건병증 재활 운동
디클라인 스쿼트
경사판이나 경사진 곳을 이용해 발뒤꿈치를 앞꿈치보다 높게 만들고, 무릎을 25도 정도 굽힌다.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무릎 앞쪽에 통증이 증가하지 않는 지점까지 천천히 내려간다. 다시 발꿈치에 힘을 주고 다리를 펴 준비자세로 돌아온다.


스페니시 스쿼트
먼저 탄성 밴드를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곳에 맨 뒤, 양 무릎 안쪽에 건다. 무릎과 허벅지가 직각이 되도록 굽히며 스쿼트 동작을 취한다. 이때 상체는 최대한 수직을 유지해야 한다. 무릎과 허벅지가 직각인 상태에서 약 3초간 버틴 뒤 준비자세로 돌아온다.


레그 프레스
슬개건병증 재활을 위해 중량 없이 운동한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려 발판에 붙이고, 무릎을 10도 정도 굽힌다. 허벅지와 발뒤꿈치에 힘을 줘 발판을 밀고, 정점에서 수축한 뒤 준비자세로 돌아온다. 무릎 통증이 적을 경우 시작자세의 무릎 각도를 넓혀 최대 60도까지 굽힌다.


글 노경한(강남본정형외과 대표원장) 정리 박지인 모델 유슬아(갤러리K와 함께하는 2023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 모델 여자 통합 그랑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