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언제나 순식간이다. ‘한판’이란 눈 깜짝할 새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그래서 긴장의 끈을 잠깐만 놓으면 승패가 갈리는 것이 유도다. 포인트제도 아니고 세트제도 아닌 ‘한판’이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스포츠다. 한판의 예감은 그야말로 철저히 계산된 힘과 기술에 비례해 찰나적 순간에 찾아온다. 아시안게임에서 발휘될 이런 감각적 기능을 위해 하루 8시간을 훈련하고 있는 김잔디 선수를 만났다.

김 잔 디 (양주시청 소속)
1991. 6. 15 / 164cm / 57kg 체급 : 그레코로만 59kg / 주특기 : 허벅다리 걸기
2013 제52회 전국체급별유도선수권 대회 여자 57kg급 우승 2013 독일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여자 57kg급 동메달 2011 중국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 여자 57kg급 금메달 2011 몽골 월드컵 국제유도대회 여자 57kg급 금메달 2011 아시아 유도선수권대회 여자 57kg급 은메달 2011 여명컵 전국유도대회 여자 57kg급 금메달 2011 국제유도연맹 월드 마스터스 대회 여자 57kg급 동메달 2010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
유도는 신념이자 자존심이며 내 삶의 모든 것! 시련은 있어도 포기란 없다
유도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런던 올림픽이라던데... 유도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좌절감을 느꼈다. 모든 것을 걸었던 올림픽에서 좌절해버리니 정말 힘들었다. 그때도 최선을 다해 힘들게 노력했었는데, 앞으론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하는지 막막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자신감을 잃었었다.
어떻게 좌절을 극복했는지? 처음부터 내가 원해서 선택한 길이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냥 좌절이었을 뿐, 신념과도 같은 유도에 다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고 희로애락을 같이한 유도가 없으면 못 살 것 같다. 아직도 그런 맘이고 쭉 이런 맘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다른 유도 선수들과 비교해 손이 남다르다던데? 손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엄지손가락은 인대가 끊어져서 뼈가 나와 있는 상태다. 이런 내 손이 정말 고맙다. 이렇게 참아가며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게 기특하다. 얘(손)가 이렇게 됨으로써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거니깐… 유도 선수들이 손이 못 생겨지긴 하는데 여자 선수 중에 유독 나만 이렇게 망가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위치를 예상한다면? 거만과 자만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항상 금메달만 생각하며 운동한다. 내가 최고며 최고라고 믿어야 최고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국가대표 선수라면 이런 생각과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은 물론 리우 올림픽까지 목표는 무조건 금메달이다.

이원희 여자유도 국가대표 코치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유도 73kg급 금메달 2006 리스본 월드컵 국제남자유도대회 73kg급 1위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73kg급 금메달
이원희 코치가 본 김잔디 선수의 약점은? 순간적인 파워가 약하다. 유도의 기술은 순간적인 힘의 발현으로 이뤄진다. 기본적인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기술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자신의 체급보다 더 무거운 상대와 대련하거나 혼성 훈련을 많이 시킨다.

긴장을 늦추지 마라
김잔디 선수가 말하는 이원희 코치는? 중학교 때 올림픽에 출전한 이원희 선수의 경기 모습을 보고 꿈이 더 확고해졌다. 이런 분이 코치님이라 정말 영광이다. 한순간에 긴장의 끈을 놓거나 약한 생각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유도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인 코치님에게 금메달의 멘탈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코치님의 도움으로 지금도 계속 강한 정신으로 무장 중이다.

11년째 지휘봉을 맡은 유도의 명장
서정복 감독이 말한다
남자 국가대표팀이 정상에 오르고 나니 여자 선수들이 보였다. 그래서 우승하겠다는 포부로 성별을 바꿔 도전했다. 유도는 공격성이 강한 격투 종목이라 남자에 비해 정신력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혼성 훈련도 마다하지 않으며 정신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오랜 감독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좋은 지도 방법들을 적용하여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며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과제는 올림픽뿐인 것 같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조민선 선수 이후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하지 않고 있다. 이번 브라질 리오 올림픽이 20년 만에 그 한을 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말 ‘해냈구나’라는 말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 조력에 임할 생각이다.
김잔디 선수는? 몸이 부드럽고 승부욕도 남다르다. 타고난 유도 체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합 근성, 즉 이기고자 하는 집념을 키운다면 세계 제패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튜브 트레이닝은? 유도는 당기는 동작이 많고, 기울이거나 몸을 이용해 상대를 넘겨야 한다. 튜빙 트레이닝처럼 탄성훈련으로 유도 기술인 메치기(손기술, 발기술, 누우면서 던지기)와 기본동작 자세(맞잡기, 기울이기, 몸쓰기, 낙법 등)가 향상된다. 이기는 게임을 하려면 기본적인 훈련과 더불어 튜빙 트레이닝이 필수다. 유도 자체가 불완전성 변칙운동이기에 일반적인 근력운동이나 순발력 운동으론 실전에 적응하기 어렵다. 파워가 약한 김잔디 선수에게도 꼭 필요한 운동이다.
유도는 어떤 운동인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제압하고, 달리지 않아도 충분한 운동이 되고, 자주 쓰지 않는 근육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코어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운동이다. 또 가장 대중화된 최고의 호신 무술일 뿐만 아니라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등 자기 보호운동 효과도 탁월하다.
글 임치훈 사진 김성연·임치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