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드라마, K-푸드 등 한류 열풍이 뜨거운 요즘, 멀리 베트남에서 K-피트니스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남자 이대원. 2017 머슬마니아 라스베이거스 세계대회에서 피지크 미디엄 1위, 피지크 프로 챔피언 등 2관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몸짱’으로 거듭난 그는 베트남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며 선수 지도와 후학 육성에 힘쓰고 있다. ‘나를 막지 말라’고 포효하는 듯한 퀸의 명곡 ‘Don’t Stop Me Now’처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그의 폭풍 질주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슬럼프를 극복해 정상에 오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슬럼프를 겪게 된다. 슬럼프에 빠지면 꽉 막힌 도로처럼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와르르 무너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어느새 단단해진 나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역시 그랬다. 지난 20년 동안 보디빌딩이라는 외길을 걸어오면서 이대원은 수차례 슬럼프라는 늪에 빠졌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슬럼프를 극복해왔다. 그는 끈기와 인내, 배움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로 실패와 도전을 반복하며 슬럼프를 이겨냈고, 초심으로 돌아가 마침내 세계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말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베트남 호치민시 타오디엔에서 I'm Private Gym을 운영하면서 한국에서 열리는 피트니스 대회를 준비하느라 지난 몇 개월 동안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오랜만에 한국에 왔는데, 베트남에서 지도해온 선수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해 설레기도 했고,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 최고의 피트니스 매거진인 <맥스큐> 12월호 표지·화보 촬영을 하게 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전성기의 보디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같다. 과찬이다. 선수에게는 누구나 전성기가 있기 마련인데, 내 전성기는 2017년이라고 생각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참가한 2017년 머슬마니아 라스베이거스 세계대회에서 피지크 미디엄 1위와 프로전 챔피언을 차지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당시만 해도 외국 선수들과 신체적 차이가 커 극복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는데, 목표했던 프로카드를 획득해 꿈만 같았다.
운동을 시작한 뒤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대부분 건강한 몸이라고 말하겠지만,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나는 운동 전후를 비교하면 식습관의 변화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딱히 식단에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대회 준비를 하지 않아도 항상 식단에 따라 음식을 챙겨 다니는 게 습관이 됐다. 그래서인지 가족들도 어느새 나처럼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식단이 바뀌었다. 물론 고충이야 있겠지만,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돼 뿌듯하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정체기를 겪었을 것이다. 열심히 운동하는 것에 비해 더는 발전이 없을 때 참담한 기분을 느낀다. ‘열심히 하는데 왜 변화가 없을까?’, ‘왜 난 안 돼지?’라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감에 극심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 당시의 나는 운동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오만함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스승인 최재덕 감독을 찾아가 ‘배움’의 자세로 진지하게 운동에 임하자 거짓말처럼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당시 1년 동안 주말마다 한 주도 빠짐없이 최재덕 감독에게 레슨을 받았다. 최고의 전성기였던 2017년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서 2관왕을 수상한 후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 때문에 힘들어하던 내게 최 감독은 “선수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는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그래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때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2017년 이후 한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탓인지 마음이 편해져 예전처럼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던 지난날 나의 모습을 그제서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다시 간절한 마음으로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긴 슬럼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잘나가던 시기에 홀연히 베트남으로 떠났다. 이유가 뭔가?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서 항상 마음 한편에는 해외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우연치 않게 베트남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인지 3개월 만에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국에서 운영하던 피트니스 센터를 정리하고 베트남으로 간 거라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난감했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지인의 소개로 베트남 피트니스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됐고, 이 일을 계기로 베트남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면서 베트남에서 큰 화제가 됐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당시만 해도 낯선 한국 피트니스 선수가 베트남 피트니스 대회에서 심사를 보는 게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내 주 종목인 피지크가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낯선 종목이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피지크 챔피언을 수상했다는 것도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인지 이후 베트남 피트니스 대회장에서도 많은 분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더 많은 대회장을 찾아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들과 같이 사진 촬영을 하면서 이대원이라는 사람을 알려나갔다.
그 후로 위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가? 한국에서 이대원은 피지크 선수, 머슬마니아 프로 정도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이대원은 ‘Lee Won’으로 불리며, 피트니스 관계자나 선수는 물론 일반인들도 많이 알아봐주신다. 그래서인지 식당, 마트, 커피숍 등 어디를 가도 먼저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분이 많은 편이다. 특히 영웅 콘셉트로 보디프로필을 촬영한 적이 있는데, 베트남 뉴스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여러 매체에도 소개되어 제법 유명해졌다.
END가 아닌 AND, 이대원의 또 다른 시작

지난 9월, 한국에서 열린 피트니스 대회에 제자들과 함께 참가한 이대원은 이번 대회가 선수로서 참가하는 마지막 대회라고 밝혔다.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한 그는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면서 자신이 먼저 갈고닦아온 길을 제자들이 뒤이어 걸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 제자들을 양성해나가며 베트남에 K-피트니스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고 말하는 이대원의 인생 2막은 이미 시작됐고, 그는 또 다른 시작의 길 위에 서 있다.


한국에서 20여 년간 해온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어떤 심정인가? 기대했던 상은 받지 못했지만, 후회 없이 준비하고 도전했으니 미련은 없다. 그래서 ‘한 번 더 도전해볼까?’라는 아쉬움도 들지 않는다. 16살 때 운동을 시작해 19살에 첫 대회에 출전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첫 대회에 출전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2살이 됐다. 돌이켜보면 모든 대회를 치열하게 준비했고, 무대에 올라 원 없이 즐겼기에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첫 대회를 준비하거나 운동을 시작하려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 하루에 한 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운동해야 한다. 운동은 ‘꾸준함’이 정답이기 때문이다. 만약 첫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여러 가지 운동을 시도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루틴을 찾고, 영양학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길 추천한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선수 이대원이 아닌 지도자 이대원으로서 각오가 있다면? 스승인 최재덕 감독처럼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운동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배이자 멘토가 되고 싶다. 한국처럼 베트남도 운동에 대한 열의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한국만큼 피트니스 산업이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기에 베트남에서도 모범이 되는 운동인으로서 베트남과 한국 양국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피트니스 센터 3호점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맥스큐>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운동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도전하는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맥스큐> 독자 여러분도 대회, 보디프로필 등 도전하는 인생을 살면 좋겠다. 운동을 통해 체험한 긍정적인 에너지는 언젠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끊임없이 도전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글 이서현 사진 밸런스버튼 한남점 헤어&메이크업 엘페라 의상협찬 딥티즈 이너웨어 용품협찬 허스키 촬영협조 서비푸드, 이지프로틴,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