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의 주부 C씨는 몇 개월 전부터 팔꿈치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딱히 다쳤거나 뭔가 무리한 기억은 없었다. 좀 뻐근하다가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통증은 어느새 머그잔을 들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심해졌다. 쉬면 좀 나아졌지만 그때 뿐이었다. 재차 통증이 재발했고 급기야 좋아하는 골프도 중단했다. 그렇게 3개월을 쉬었더니 몸이 좋아진 듯해서 오랜만에 골프채를 잡았다. 하지만 몇 번 연습도 하지 않았는데, 또 뻐근한 기운이 올라왔고 이러다가 영원히 낫지는 않는 것인지 겁이 나기 시작했다.

외측 상과염이란? 팔꿈치 관절은 세 개의 뼈가 맞물려 있는 형태다. 위에는 상완골이라는 위팔뼈가 있고, 아래에는 요골과 척골이 있다. 팔꿈치 관절은 구부리고 펴는 일을 함과 동시에 독특하게도 축회전 동작을 한다. 아래팔만 회전하는 동작이 가능하고, 드라이버를 돌리는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미세한 동작들을 수행하는 섬세한 근육들이 팔꿈치 뼈에 부착되어 있는데, 이렇게 힘줄이 부착되는 곳은 대부분 뼈에서 튀어나온 부분에 있다.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을 만져보면 튀어나온 뼈가 있는데, 안쪽에 위치한 곳을 상완골의 ‘내상과’라고 하고, 바깥쪽에 위치한 곳을 ‘외상과’라고 한다. 이러한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상과염’이라고 하고, 바깥 쪽에 통증이 있으면 ‘외측 상과염’, 안쪽에 통증이 있으면 ‘내측 상과염’이라고 부른다. 일반인들에게는 ‘테니스엘보(외측 상과염)’와 ‘골프엘보(내측 상과염)’라는 말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외측 상과염의 원인 ‘상과염’이라는 말은 건염, 비염 등과 같이 염증을 연상케 하는 단어다. 외상을 입어 직접적인 손상 후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지만, 실제 염증보다는 힘줄의 변성으로 통증이나 불편감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측 상과염은 힘줄 중에서도 ‘장요측수근신근(ECRB, Extensor carpi radialis brevis)’에 생기는 경우가 제일 흔하다.
테니스엘보라는 명칭답게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약 50% 가까이에서 이 질환을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원핸드 백핸드 동작을 연습하면서 통증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투핸드 스트로크나 다른 동작들은 몸의 회전이나 중심이동으로 인해 힘이 분산되지만, 원핸드 백핸드는 오로지 팔꿈치에 힘이 집중되기 때문에 팔에 무리가 많이 가게 된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실제 만나는 외측 상과염 환자 중에는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원인으로 외측 상과염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었다든지, 걸레나 수건을 쥐어 짜는 동작이 많았거나, 골프나 배드민턴 등 팔로 하는 모든 스포츠를 하면서도 외측 상과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골프엘보라는 별명을 가진 ‘내측 상과염’도 골프 자체보다는 오버 헤드 동작이 많은 모든 스포츠와 운동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빈도수는 외측 상과염이 내측 상과염보다 훨씬 흔하고, 매년 1~3%의 성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등 팔꿈치 통증 중 가장 흔하다. 실제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에서도 팔꿈치가 아픈 원인은 내측 상과염보다 테니스엘보가 더 많다.

외측 상과염의 증상 테니스엘보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급성 손상의 경우에는 통증과 함께 염증반응이 발생하는데 작은 뼈가 힘줄과 함께 떨어지는 견열골절이나 힘줄 파열 등이 생기기도 하며, 부기도 동반된다. 석회로 인한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경우에도 팔에 힘을 주기가 힘들고, 만지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 튀어나와 만져지는 상완골의 외상과 주변에 통증이 있고, 아래팔로 뻗어 내려가는 증상을 같이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튀어나온 곳보다는 그 주변이 불편하기도 한데, 뻐근함이 느껴지는 가벼운 통증에서 날카로운 통증까지 여러 증상으로 나타난다.
상과염의 증상은 급성 손상으로 인한 통증보다 만성적인 통증이 대부분이다. 튼튼하고 강한 정상적인 힘줄 조직이 미세한 손상을 반복적으로 입고도 불충분한 휴식으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비정상적인 조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힘줄을 쓰는 동작들, 주로 손목을 위로 꺾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드라이버로 돌리는 등 외회전하는 동작들이 힘들다. 통증 때문에 근력도 약해져 물건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리다가 떨어뜨리기도 한다.

외측 상과염의 진단 먼저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해 팔꿈치 주변의 석회나 골절 유무, 골관절염 등을 빠르게 알아본다. 하지만 힘줄을 직접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초음파나 MRI 검사를 시행한다. 초음파는 팔꿈치를 움직이면서 검사할 수 있고, 손쉽게 반대쪽의 정상적인 힘줄과 병변이 있는 부위를 비교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도플러라는 기능을 이용해 힘줄에 일어나고 있는 과도한 혈관 형성들을 관찰하면서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MRI는 초음파보다 훨씬 미세하게 힘줄에 일어나는 변화를 볼 수 있고, 관절 안의 연골이나 활막, 미세한 인대, 뼈의 변화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상과염과 감별해야 할 여러 질환을 확인해볼 수 있다.

외측 상과염의 치료 대부분의 상과염은 1년 이내에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80~90%는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 나아진다는 보고가 있고, 적절한 휴식과 생활습관 변화만으로도 치료 없이 1년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고 오랫동안 쉬면서 근육이 빠지거나, 만성적인 통증 상태가 이어져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적절히 치료하면 조기에 통증을 완화하고, 야외 활동이나 운동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통증이나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이에 맞는 약물이나 주사 치료를 시도한다. 주사의 종류도 다양한데 상황에 따라 스테로이드, 프롤로주사, 자가혈장주사(PRP, platelet-rich plasma), DNA주사, 히알우론산을 투여하기도 한다. 보통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염증을 조절해주는 약을 쓰거나 주사를 처방하고, 만성적인 경우나 힘줄 변성이 주원인으로 의심되면 힘줄 조직 자체를 튼튼하게 하는 주사를 놓는다.

체외충격파도 꾸준하게 연구가 보고되고 있는데, 심한 합병증 없이 증상을 호전시키는 주요 치료 수단 중 하나다. 일주일에 2~3회 간격으로, 최소 5회 이상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스트랩이나 테이핑은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해볼 수 있다. 보조기도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워낙 움직임이 많은 곳이다 보니 본인 몸에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활동을 하면서도 잘 유지돼야 하는데 자신에게 잘 맞는 보조 기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또 장기간 보조기를 착용하면 근육이 약해지거나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서 추천하지 않는다. 6개월 이상 치료해도 호전이 전혀 없거나,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을 정도의 불편감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병인이 되는 석회나 변성된 힘줄을 제거하고, 상과 뼈에 혈행을 증가시켜서 남아 있는 튼튼한 힘줄과 뼈가 잘 부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다. 해당 부위를 절개해 수술하는 방법과 관절경을 이용하는 방법이 많이 쓰이고, 케이스에 따라서 비절개로 바늘을 넣어서 시행하기도 한다. 술자마다 방법의 차이는 있으나 모든 술기에서 1~2년이 지나면 통증이 호전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외측 상과염의 예방 제일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생활습관의 변화다. 특히 운동 방법과 기구를 바꿨거나 과도하게 연습을 하면서 통증이 생기지 않았는지 점검해본다. 직업상 팔을 많이 쓰는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 최소한 팔에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선에서 일과 운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힘줄은 근육이 수축하면서 당겨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측 상과염과 내측 상과염 모두 부착 부위의 힘줄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자고 일어나거나, 한참 동안 한 자세로 있는 경우, 팔을 많이 쓰게 되는 경우에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힘줄과 근육을 이완해줘야 부상을 방지하고,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 정형외과 전문의 노경한이 추천하는 팔꿈치 마사지 ]

테니스엘보
마사지할 팔꿈치 아래 바깥쪽 근육을 반대쪽 손을 사용해 지그시 눌러 마사지한다. 마사지볼을 활용해 실시할 수도 있다.

골프엘보
마사지할 팔의 팔꿈치 안쪽 근육을 반대쪽 손을 사용해 지그시 눌러 마사지한다.
[ 정형외과 전문의 노경한이 추천하는 팔꿈치 스트레칭 ]

테니스엘보
팔을 앞으로 쭉 뻗은 뒤, 손등이 천장을 향하게 한다. 팔을 곧게 뻗은 자세를 유지하며, 반대쪽 손으로 뻗은 손의 손등을 아래로 지그시 10초간 눌러준다.

골프엘보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한다. 팔을 곧게 뻗은 상태를 유지하며, 반대쪽 손으로 뻗은 손의 손바닥을 아래로 지그시 10초간 눌러준다.
[ 정형외과 전문의 노경한이 추천하는 팔꿈치 통증 예방 운동 ]
손목&팔꿈치 근력강화 운동 1
바로 선 자세에서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덤벨을 쥔 뒤, 팔을 펴고 준비한다. 이어 팔꿈치를 천천히 몸통 쪽으로 굽혀 10초간 유지한다.

바로 선 자세에서 손등이 천장을 향하게 덤벨을 쥔 뒤, 팔을 펴고 준비한다. 팔을 곧게 뻗은 상태에서 손을 어깨높이까지 들어 올린다.

손목&팔꿈치 근력강화 운동 2
한쪽 무릎을 꿇고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게 덤벨을 쥔다.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린 뒤 고정한 상태에서 손을 천장 쪽으로들어 올려 10초간 유지한다.


한쪽 무릎을 꿇고 손등이 천장을 향하게 덤벨을 쥔다.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린 뒤 고정한 상태에서 손을 천장쪽으로 들어 올려 10초간 유지한다.


테니스&골프엘보 근력강화 운동
팔을 어깨너비로 벌려 손등이 천장을 향하게 수건(막대)를 잡고 팔을 앞으로 곧게 뻗는다. 양쪽 손목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비틀어 한쪽 손목은 바닥 쪽으로 굽히고, 반대쪽 손목은 천장 쪽으로 젖힌다. 이어 반대 방향으로 손목을 비튼다.


글 노경한(강남본정형외과 대표원장) 정리 이동복 모델 신정혜(나봄필라테스, 애라인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