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수를 놓듯 아름다운 그녀들의 몸짓은 우아함을 넘어 열정적인 예술작품에 가깝다. 화려함 뒤에 감춰진 그들의 열정과 노력, 치열한 경쟁에 귀를 기울여보라. 완벽한 아름다움 뒤에는 극심한 고통과 피나는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함께 하는 단체전! 근면과 성실, 인내가 담겨 있다. 한 명이 아닌 5명의 선수가 펼치는 연기는 보기만 해도 탄성을 자아내는데 이런 합동 연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만 잘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팀원이 하나가 돼야 잘하는 것이다. 5명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전보다 5배 더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이경은 주장이 단체전의 또 다른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훈련과 시합 때 동료들과 함께하면 결코 외롭지 않다.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힘이 된다는 것이 개인전과의 차이점이다.” 단체전을 준비하는 동안 서로 소통이 안 되고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대하게 되면 아직 어린 요정들이기에 연습이나 시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주장을 맡은 이경은 선수는 리더이자 맏언니로서, 때로는 선임으로서 훈련 시간 외에도 후배들과 늘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완벽한 팀으로 가꿔나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여명에서 황혼까지! 열정이란 친구가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리듬체조 선수 대부분이 어려서부터 운동을 시작해 모든 젊음을 리듬체조를 위해 바친다. 올해 24세의 최고령인 이경은 선수는 제2의 인생을 결정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다시 한 번 선수생활을 택해 16년째 리듬체조 선수로 생활하고 있다. 이런 결정은 그만큼 열정이 남다르고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새벽 5시 40분에 기상해 저녁 7~9시까지 훈련을 한다. 연기에 필요한 수구까지 손수 준비해야 한다. 은퇴할 나이에 접어든 이경은 주장은 젊은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야간개인훈련까지 소화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한 선수라고 이경희 단체전 코치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날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열정이 없다면 과연 가능할까? “16년간의 선수생활 허무하게 끝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어 끝까지 단체전에 남았다. 내 리듬체조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다. 리듬체조는 내 삶의 전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 경 은 생년월일 1992. 2. 14 / 키 165cm / 몸무게 48kg
2011~2014 리듬체조 단체전 국가대표 주장 2012 제93회 전국체육대회 리듬체조 여자일반부 동메달 2009 제90회 전국체육대회 리듬체조 여자고등부 은메달
장미 같은 리듬체조에서 배우는 인생의 법칙 이경은 선수에게 리듬체조란 어떤 꽃인지 물었다. “장미! 예쁘고 선율에 따라 손짓 하나하나를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속은 다르다. 항상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뿐사뿐 예쁘게 뛰는 모습에 뭐가 힘들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 어떤 종목보다 많은 훈련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리듬체조 선수가 갖춰야 할 조건은 정말 많다. 체력, 정신력, 파워, 유연성, 두뇌회전력, 그리고 예쁜 체형과 몸매, 미모까지 갖춰야 한다. 그리고 여자만 있는 종목으로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생활에 빨리 눈떠야 한다. 좋은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예의범절 등을 더 빨리 익혀야 살아남는다. 우리는 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혹시 뒤처지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며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길 염원한다. 즉, 사회라는 전쟁터와 우리의 모습은 다르지 않다.” 이렇게 화려함과 동시에 독한 마음을 품어야 하는 장미와도 같은 리듬체조 선수들의 힘겨운 노력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올림픽에서 매트 위의 선수들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욱 값져 보일 것이다.
2016 리우올림픽 선전을 위한 염원 확실히 리듬체조는 개인전이 대세다. CF 및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 개인전 선수들의 활동이 뻗치지 않는 곳이 없다. 1세대 체조 선수 신수지의 시구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메이저 리그까지 퍼졌고, 손연재 선수가 각종 가전 CF여왕으로 김연아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단체전이라면 ‘어떤 거지?’라고 대부분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우리에게 묻기 전에 이미 ‘아! 단체전’이라고 누구나 인식할 수 있도록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2년. 길게 내다본 단체전 국가대표의 계획이 성공적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리듬체조 국가대표 단체팀이지만 이런 야심 찬 포부를 가진 이경은 주장이 있다면 리우올림픽에서도 개인전과 함께 아름답고 우아한 손짓으로 감동적인 연기를 하는 그녀들만의 세상이 열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리듬체조, 이것만 알자!
리듬체조는 5개의 기구(수구, 手具)를 이용하여 연기를 선보이는 운동으로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뉜다.
단체전
방식 주니어는 단일수구로만, 시니어는 단일수구와 2가지 수구를 혼합하여 실시한다. 순서 단일수구 → 혼합수구 각 경기시간 2분 15~30초
개인전
방식 5가지 수구 중 4가지 기구로 실시한다. 순서 줄 → 후프 → 볼 → 곤봉 → 리본 각 경기시간 1분 30초
※ 수구의 종류: 줄, 후프, 볼, 곤봉, 리본

곤봉 (Club) 곤봉은 원래 무예수련의 무기였다. 하지만 리듬체조에서는 예술품이 된다. 1885년 전 미국 체조선수권대회의 남자 개인종목에 추가되면서 리듬체조의 예술적 영역까지 퍼졌다. 리듬체조에선 150g의 2개 곤봉으로 힘의 조절과 표현된 동작의 크기와 속도의 조화가 이루어져 아름다움이 표현된다.

공 (Ball) 400g 이상의 볼은 항상 움직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것도 리듬에 맞춰 자신의 몸과 함께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다른 스포츠와 차이가 있다면 볼을 잡지 않고 얹어 놓는 것이다. 몸과 볼이 하나가 되면서 부드러움을 만들어내야 한다.

리본 (Ribbon) 가장 화려한 연기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리듬체조 수구 리본! 리본으로 연출하는 화려한 동작은 여자체조를 한층 더 여성스럽게 만든다. 약 6m의 리본이 회전하는 동안은 물론, 끝날 때까지 고정되고 뚜렷한 형태와 크기를 유지해야 한다.

애티튜드 (Attitude) 고전무용의 가장 아름다운 외발서기 포즈. 몸의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자세로 변한다. 한 발로 서서 골반이 많이 들리지 않게 하고, 다른 다리는 무릎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굽혀서 앞 또는 뒤로 올려 흥이 나게 한다. 양팔은 가볍게 위로 올려 약간 뒤로 휘게 하는 우아한 포즈이다.

퐁쉐 (Penché) 발레에서는 흔히 ‘팡셰’라고 한다. 발레 동작을 본뜬 이 기술은 피겨스케이팅과 리듬체조에서 빠질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동작 중 하나다. 발과 손이 연결된 것처럼 상체를 내림과 동시에 다리가 올라가 최고점을 찍는다. 이 기술은 0.4점, 발 뒤꿈치를 든 퐁쉐 1회전은 0.5점의 가치를 갖는다.
이경희 코치가 말하는
우리가 몰랐던 리듬체조
단체전 선수도 개인전 훈련을 한다! 단체전 선수가 처음부터 단체전을 연습하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T.O가 난다. 그래서 개인전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주장인 이경은 선수 외에는 다들 고등학생이라 대학 진학을 위해 개인전 성적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은 아직 선수층이 얇아 개인전까지 짊어져야 한다.
유연성은 균형조절능력은 몸매를 예쁘게 만든다! 리듬체조 선수의 몸은 뭔가 다르다. 말랐지만 비쩍 마른 몸과는 분명 다르다. 건강미 그 자체다. 아주 다양한 움직임을 요하는 리듬체조는 탁월한 유연성과 균형조절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능력은 근육 구석구석을 자극해 몸의 좋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세를 바로 세우며, 유연성으로 늘어난 웨이트트레이닝의 가동범위로 근육을 더 깊게 골고루 자극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유연성과 균형조절능력은 신체의 미적 발달에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체조선수 같은 몸매를 가지고 싶다면 리듬체조를 시작하라! 머리가 작고 팔다리가 긴 선수들이 유리하긴 하지만 아주 어린 나이에는 그런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천적인 영향도 있지만 후천적인 발달도 무시할 수 없다. 성장기에 있는 선수들이 항상 쭉 뻗는 동작과 스트레칭을 계속함으로써 팔다리가 길어지며, 항상 바닥에 구르고 비비고 돌기에 머리 크기도 그렇게 커지지 않는다. 대부분 리듬체조 선수가 작고 아름다운 것을 보면 후천적 영향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임치훈 사진 김성연·임치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