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갈수록 사람들은 차가워지고 인정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꼭 필요한 손길조차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를 외면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번 호에 소개하는 강상혁 씨는 삭막해진 사회에 트레이너로서 운동이란 도구로 선한 영향력을 열심히 전파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 많은 사람과 운동을 공유하고 싶다는 그의 사연을 들여다보자.
사건의 발단 쳇바퀴 속 다람쥐 같았던 선수 시절

강상혁 씨는 보육원이란 특별한 환경에서 운동이란 재능을 꽃피웠다. 보육시설에서 진행하는 운동회에서 달리기로 두각을 드러낸 이후 여름에는 육상선수,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특별한 재능을 뽐냈다. 처음에는 마냥 좋았지만, 날이 갈수록 끝없는 경쟁에 지쳐갔다. 학교, 식사, 잠을 제외하곤 365일을 항상 운동만 하는 기계처럼 살았으며, 등수와 메달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삭막한 현실에 차가움만 느낄 뿐이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죽기보다 더 싫었기 때문이다.
결정적 이유 운동의 터닝 포인트가 된 가르침의 가치

어린 시절 선배들로부터 내리 괴롭힘을 당했던 그는 시간이 흘러 선배가 됐다.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현실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않기로 다짐했다. 대신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며 가르침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디뎠다. 다소 미숙했지만,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혹독하게 단련했던 선수 시절보다 큰 가치를 느꼈다. 그렇게 어린 학생들의 운동을 도와주면서 상혁 씨는 선수로 활동하는 플레잉코치로 전향했다. 이후 그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서 코치 겸 가이드 러너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장애인 선수들에게 한계를 뛰어넘도록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수락했다. 서툴렀지만, 간단한 수어와 보디랭귀지로 소통했고, 시각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곧 선수들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져 그 역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결정적 계기 더 강한 나를 만드는 꾸준함의 힘

상혁 씨는 지도했던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코치로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해 트레이너로 전향했다. 선수라는 제한된 풀에서 벗어나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을 베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만, 트레이너로서 정교하게 근육을 만들어가고, 일반인을 가르치는 게 쉽지 않았다. 오랜 선수 생활 중에 생긴 습관 탓에 운동 중 잦은 부상에 시달렸으며, 선수와 다른 일반인의 포괄적인 부분을 케어하면서 가르쳐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함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그는 정진, 또 정진했다.
365일 훈련의 연속이었기에 어렸을 때는 방학이 두려웠어요.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조차 사라져버리니까요. 정말 힘든 시기라서 지금도 다시 돌아가기가 망설여지네요. 그래도 선배가 되어 후배들을 가르치고 챙기다 보니
내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느끼게 됐어요.
눈부신 결과 자신의 운동 루틴처럼 선한 영향을 전파하다

운동은 투자한 만큼 돌려준다고 생각한 그는 부족한 부분을 노력으로 채우며 모든 걸 쏟아부었다. 생리학적 기반으로 자신에게 맞는 탄단지 식단을 구성해 철저히 지키고, 선수 때처럼 4분할 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매일 실시하며 트레이너로서 남부럽지 않은 몸을 만들어갔다. 또 일반인 눈높이에 맞는 운동에 대해 고민했다. 개인 맞춤형 운동법을 준비하거나, 배가 튀어나올 정도로 살을 찌운 뒤 다이어트한 경험으로 사람들이 지치지 않고 따라올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부지런하게 달렸다. 노력의 결실은 달콤했다. 자신을 믿고 운동을 꾸준히 배워 건강을 되찾는 사람이 점차 늘어났고, 자신을 찾아온 희귀병 환자도 운동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등 좋은 영향력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4분할 루틴으로 매일 운동하고 있습니다. 크게 가슴, 어깨, 하체, 등 순으로 진행하는데, 한 종목당 20~30세트로 근육의 피로도를 채우고, 복근 단련을 위해 행잉 레그 레이즈를 200개씩 하고 있어요. 유산소운동도 평소에는 1,000㎉, 바쁠 땐 500㎉를 태우며 체력, 근지구력, 파워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운동하면서 최상의 보디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상혁 씨는 말한다. 스스로를 혹독하게 단련하는 데만 얽매이는 대신 어려워도 다 같이 즐기며 선한 영향력을 꾸준하게 펼치자고 말이다. 우리 사회는 앞만 보고 질주하는 경주마와 닮아 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상혁 씨처럼 내가 아닌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어쩌면 세상은 지금보다 따뜻해지지 않을까? 더디고 힘들지라도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잖아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겠지만, 함께 하면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렵고 힘들수록 꾸준함의 힘을 믿고, 나날이 정진하길 기원합니다.
글 류효훈 모델 강상혁(@____t_o_p____) 사진 리베르타 스튜디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