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의 선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하키다. 많은 사람이 필드 하키는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작은 볼을 바닥에 놓고 스틱을 이용해 상대 골문으로 슈팅하는 스포츠라는 거 정도가 딱 그 선이지 싶다. 어찌 보면 간단하고 쉬운 스포츠로 보인다. 그러나 선수들이 연습하는 현장은 이런 생각과 완전히 달랐다. 여러 스포츠 중 손에 꼽히게 민첩한 동작을 필요로 했으며, 스틱을 들고 뛰는 이동거리는 그 어떤 종목에도 뒤지지 않았다. <맥스큐>가 이번에는 필드하키 국가대표팀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사진 속 주인공인 필드하키의 대표선수 이남용 선수를 만나보자.


드리블 실력과 돌파력이 남다르다는 평판이 있다. 타고난 것인가? 노력이 타고나는 것이라면 타고났다고 하는 게 맞을 것도 같다(웃음). 대학에 진학한 후 정말 하키밖에 몰라 혼자서 개인훈련을 했었다. 꼴찌로 입학한 입장이라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승부욕에 불타고 있었다. 그래서 방과 후 체력훈련과 슛연습, 드리블까지 훈련했었다. 특히 드리블의 경우 여러 가지 기술이 있어 한 가지만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수비진영을 그리고 거기에 맞게 드리블 상황을 만들어 갔다. 혼자 연습하겠다는데 누가 도와주겠는가? 임의로 수비가 어떻게 서 있고, 움직일지 생각하면서 실전과 비교했다. 이런 트레이닝을 혼자서 5년 넘게 했다. 그리고 대학교 1학년 중반에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그동안 접하지 못한 기술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
야생마처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장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이 부분도 노력의 일부인가? 그렇다. 지기 싫어하는 성미가 여기서도 발동했다. 하키는 70분 내내 뛰어야 하는 강한 체력을 요하는 스포츠로서 경기 시간 동안 계속된 움직임이 필요하다.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지구력이 바탕이 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팀을 피곤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뛰고, 뛰고 또 뛰고를 반복했다. 방과 후나 주말도 없었다. 그리고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훈련량이 늘어 추가 체력까지 좋아졌다.
축구만큼이나 골이 터지기 어려운 필드하키에서 웬만하면 1골씩 터트리는 걸 보면 슛팅 능력도 상당한 것 같다. 그런 건 아니고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 필드하키는 규칙상 서클 안에서만 슈팅할 수 있는데 내가 공격형 미드필더라 서클 쪽으로 자주 들어가다 보니 기회가 많이 온다. 그런 찬스를 더 많이 만들고 성공하기 위해 평소에 연습한 이유도 있다. 훈련 때 열심히 한 결과가 찬스에서 잘 활용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 외 내세울 만한 능력이 있다면? 일단 넓은 시야 정도?! 이젠 국가대표 10년 이상 경력으로서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나름 국가대표 내에서 선배 선수다. 이 정도의 경력이면 경기할 때 어떤 상황이 올지 미리 예상할 수 있고, 경기 상황을 보는 시야도 저절로 넓어진다. 꼭 혼자만의 이미지 트레이닝의 결과물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경험과 관록이 함께 어우러진 스킬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에 더한다면 체력이 조금 좋은 것 같다. 우리나라 필드하키의 특징이 지구력을 통한 경기 지배이기 때문에 감독님 이하 코치님이 지구력 훈련을 많이 시킨 덕분이다. 그리고 볼 컨트롤 능력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너무 많은가(하하).

플레이메이커 이남용. 무명에서 이젠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해결사! “그때 우승하지 않았다면 모 전문대를 졸업하고 평범한 직장인이 됐을 것이다. 그때는 실력 좋은 동기가 너무 많아 한체대 하키부 2002학번 10명 중에 마지막 선수로 입학했다.” 런던 올림픽 예선전 득점왕으로 풍전등화 같았던 대표팀을 5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하게 만드는 수훈갑 노릇을 해 당당히 국가대표 거포로 인정받은 이남용. 그는 체대에서 특기생으로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던 김제고 하키부 3학년 선수였다.
하키의 재미를 늦게 알았다는데 비인기 종목인 하키를 처음 선택한 이유는? 중학교 1학년. 클럽활동을 정하는 시간이었다. 활동적인 걸 좋아해 원래는 배구부에 지원하려다가 인원이 꽉 차서 얼떨결에 하키부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는 하키선수가 될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땐 하키에 빠져 동선이 하키장과 학교, 숙소뿐이었다. 이런 하키 사랑은 대학교 2, 3학년 때까지 이어졌었다. 그땐 정말 하키밖에 몰랐다.
평범한 직장인이 될 수도 있었다는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대학에 진학했나? 원래 운동선수들은 고등학교 3학년 6~7월이면, 대학진학이 대부분 결정된다. 하지만 유독 나는 결정이 되지 않았다. 감독님이 친구들에겐 이미 다 이야기해줬지만 나에겐 말이 없었다. 그래서 주목받기 위해 혼자 하키 연습에 들어갔고 마지막 대회 때 비장한 각오로 스틱을 들었다. 고등학교 대회인 전국체전에서 우리 팀이 우승했는데 그때 중앙 미드필더를 봤고 결승골을 포함해 두 골을 넣었는데 그 후로 여러 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대표팀 12년 차인데 언제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나? 대학교에 처음 들어와서는 선배들 쉴 타이밍에 가서 공격하고 수비하는 훈련을 반복했다. 이러다가 한 대학교 4학년 정도 되니 ‘어 좀 하네?’라고 말하는 게 들릴 정도였다. 그때까지도 개인훈련을 쉬지 않았다. 그러면서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는 주전으로 뛰게 됐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예선 결승전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회 목표는? 앞으로도 필드하키 월드컵과 올림픽 등 큰 대회가 여럿 있으니 이것을 목표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 내 바로 위의 선배님들은 메달을 딴 경험이 있지만 난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일단 목표는 메이저급 대회에서 메달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의 기분, 그것을 꼭 느껴보고 싶다.
하키를 그만둔다면 그다음 생각하는 이남용은 어떤 모습인가? 다들 너무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앞서는 것 같다. 이런 고민은 현재 주어진 일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쓸데없는 걱정들로 신경 쓰여 지금 국가대표로서 열심히 운동할 수 없을 것이며 현재 자기 자신에게도 소홀하게 된다. 선수로서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길은 얼마든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현재에 충실할 뿐 나중은 생각한 적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남용에게 하키란? 나를 일으켜 세운 스포츠다. 지금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것, 비인기 종목이지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것, 그리고 이런 모습으로 가족에게 떳떳한 존재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다 하키 덕분이다. 하키로 인해 지금의 ‘나’라는 존재가 있게 됐다.

두뇌와 체력이 모두 필요한 하키의 매력 알기
하키는 전력으로 뛰면서 구부러진 막대기로 공을 패스하고 드리블하며,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구기종목으로 기본 근력은 물론이고 테크닉과 민첩성 등 다양한 체력요소를 필요로 하는 팀 스포츠다. 스피디한 움직임과 치밀한 전술, 빠른 패싱력과 슈팅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하키를 알아보자.
육상 선수 같은 SPEED! 필드하키 경기를 보고 나서 기억 속에 뚜렷이 남는 것은 스피드일 것이다. 하키는 100m 육상 선수처럼 최고의 스피드로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공격과 수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 상황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드리블과 슈팅을 하는 것이 필드하키다. 잠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축구와도 같은 치밀한 전술! 축구의 442, 4231, 433 등과 같이 필드하키도 포지션 운영이 다양하며 세트플레이도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선수의 포지션이 바뀌며 각 팀은 선수의 특징을 살려 최적의 전략을 짠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홍명보 감독이 있다면 필드하키팀에는 신석교 감독이 있다. 그를 믿어보자.
핸드볼과 같은 빠른 볼 순환력! 핸드볼의 정확하고 빠른 패스에 스틱을 활용한 스피드가 더해졌다. 패스는 매우 빠르고 짧게 하며, 슈팅의 경우 시속 160km 정도의 스피드가 나온다. 이 스피드는 야구선수 박찬호의 현역 시절 가장 빠른 투구 속도와 같다. 가히 압도적이다

하키 경기장을 누비는 대표 용구 알아보기
스틱 하키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스틱의 재질은 나무이며, 머리 부분은 휘어져 있어야 한다. 왼쪽 면으로만 공을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이쪽만 평면이어야 하며 휘어진 부분의 길이는 4인치를 넘으면 안 된다.
공 흰색 가죽 또는 하얗게 칠한 가죽으로 둘러싸인 공이 정식 대회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내부를 코르크 및 연사(꼰실)로 채워 단단하고 모나지 않게 둥글어야 하며 둘레는 23~24cm로 야구공보다 약간 크다.

체력 필드하키는 각 포지션이 있지만 모든 선수가 경기장 구석구석을 빠른 스피드로 뛰어다녀야 한다. 체력이 부족하면 그 어떤 기술도 100%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힘들게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체력이 부족해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한다고 상상해보라.
기술력 축구의 드리블, 슈팅 능력과 같이 필드하키에서도 기술력은 매우 중요하다. 돌파력은 좋은데 1:1 상황에서 뚫지 못하거나 슈팅 상황에서 골 결정력의 부재는 팀 분위기와도 연결된다. 기본 체력에 기술력까지 타고난 선수는 스타로서의 1차 기질은 갖춘 것이다.
집중력 우리가 세계적 강호 국가를 언제나 이길 수 있듯이, 우리 역시 약체 팀에게 불시에 패배할지 모르는 게 필드하키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어떠한 경기에도 방심은 금물이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곧 실력이다.
글 임치훈·이화형 사진 임치훈·삼성 S1 홍보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