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몇 가지 색깔로 이뤄져 있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7가지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무지개를 컴퓨터 프리즘으로 분광하면 무려 207가지 색깔로 구분할 수 있다. 이처럼 무지개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지만,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표적인 색만 기억하기 마련이다. 2020년 머슬마니아 보디빌딩, 클래식 그랑프리를 차지한 김양훈도 그랬다. 비시즌에도 항상 좋은 몸을 유지해 주변 사람들은 ‘타고났다’고 말하지만, 그 뒤에는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말처럼, 결코 내색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로 머슬마니아를 평정하며 피트니스 아이콘으로 떠오른 보디 디자이너 김양훈을 만나보자.


<맥스큐> 독자와 첫 만남이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서울 역삼동에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는 30살 김양훈이다. 2017년부터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했다. 최근에는 2022년 맥스큐 모델 콘테스트에서 진캐주얼과 비치웨어 모델 남자 1위, 갤러리K 다비드상, 남자 파이널 MVP 등 4관왕을 수상했다.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무척 설렌다.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크게 달라진 거 없이 항상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웃음) 트레이너로서 회원들에게 운동법을 알려주고, 나도 회원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 운동과 식단을 열심히 실천하며 규칙적인 삶을 보내고 있다.
표지모델 촬영이 처음이었을 텐데 ‘긴장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촬영을 마친 소감은? 매년 내 몸 컨디션을 기록하기 위해 보디프로필을 촬영한다. 그런데 <맥스큐> 화보 촬영은 기존 보디프로필 촬영과 느낌이 많이 달랐다. 보디프로필은 내가 의무적으로 하는 느낌이 강했지만, <맥스큐> 화보 촬영은 누군가 나에게 큰 선물을 준 듯해 촬영하는 내내 설레고 즐거웠다.


<맥스큐> 화보 촬영이 왜 선물 같았는지 궁금하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2021년까지 꾸준히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20대 끝자락에는 특별한 도전을 하고 싶어 맥스큐 모델 콘테스트에 참가하게 됐고, 운 좋게도 남자 파이널 MVP를 수상해 <맥스큐> 단독 표지를 장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생각해보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내게 수고했다며, 30살에는 더 정진하라는 의미로 선물을 해준 느낌이었다.
맥스큐 모델 콘테스트와 머슬마니아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내가 다닌 헬스장에는 머슬마니아 대회를 준비하는 몸짱 선배들이 있었다. 나도 머슬마니아 대회를 준비하면 선배들처럼 몸이 좋아질 것 같아 도전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다녔던 헬스장이 최재덕 감독님 센터여서 몸 좋은 사람이 유독 많았던 것 같다.(웃음) 아무튼 감독님과 선배들의 조언을 따라 열심히 운동해, 2020 맥스큐 머슬마니아 제니스 챔피언십에서 보디빌딩과 클래식 종목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항상 시즌인 것처럼 좋은 몸을 유지하고 있다. 혹시 타고난 건가? 아니다. 예전에는 마른 몸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다. 그래서 무작정 몸을 키우려고 운동도 하지 않고 고칼로리 음식을 매일 먹었다. 이런 식습관이 계속되니 몸의 균형이 깨지고 살도 많이 쪄 자존감도 낮아졌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헬스장에 등록했다.


그런 과거가 있을 줄 몰랐다. 운동선수로 전향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최재덕 감독님을 보고 마음을 먹었다. 감독님은 젊은 선수들과 붙어도 항상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보디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운동에 진심이다. 나도 감독님처럼 유명한 선수가 되어, 좋은 제자들을 양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운동선수 길을 걷게 됐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나? 역시는 역시였다.(웃음)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었다. 좋은 선수이자 모범이 되기 위해 철저히 절제된 삶을 살아야만 했다. 완벽한 몸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항상 정해진 플랜대로 식단과 운동, 휴식 등 세 박자를 맞춰야 해 조금은 부담이 됐다.
질문을 바꿔보겠다.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선수 생활 2년 차 때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성과가 눈에 띄지 않았다. 몸도 크게 발전한 것 같지 않아 ‘이 길이 맞나?’라는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 선배들이 ‘보디빌딩은 5년 이상 해야 나에게 맞다, 아니다’라는 걸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딱 5년만 버텨보자’라는 생각으로 꿋꿋이 운동에 매진했고, 시간이 흘러 지금은 7년 차가 됐다. 그만두고 싶었다기보다는 가끔 싫증을 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발목에 새긴 문신을 보니 운동에 진심인 것 같다. 이 문신은 ‘No pain, No gain(고통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이다. 과거 교통사고를 당해 발목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하체운동을 할 때마다 왼쪽 뼈가 시리고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야 더 좋은 몸을 만들 수 있기에 해이해질 때마다 문신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대단하다. 최상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것까지 해봤다’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이게 인터뷰에 실릴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관장약을 사용한 적이 있다.(웃음) 시합을 앞두고 아무리 수분을 조절해도 몸 컨디션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수분을 빼자는 생각으로 관장약을 사용했다. 돌이켜보니 정말 철없고 무식한 방법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먼저 사용해본 사람으로서 조언한다면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했던 것만큼 효과(?)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럼 김양훈에게 운동은 어떤 존재인가? 내 값어치를 매기게 해주는 수단이다. 운동을 제대로 하기 전에는 ‘저 까불이, 누구한테 잘 보이기 위해 운동하지? 겉 멋 들었네?’라며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머슬마니아 대회에 도전하면서 끊임없이 나를 증명했다. 결국 머슬마니아 2관왕을 차지하자 시기하거나 질투하던 분들이 서서히 인정해줬고, 운동에 진심인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했다.

김양훈을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어머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셨고,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식단을 만들어주셨다. 그런 어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더 악착같이 운동했다. 또 처음 그랑프리를 수상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신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운동선수와 코치를 넘어 심사위원도 하고 있는데 역할에 따라 기분도 다를 것 같다. 타 대회에서 처음 심사를 했는데, 그날 밤 집에 들어와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누군가를 심사하는 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30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자신을 보여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선수들의 노력과 결과를 순위로 매기는 게 죄송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다. 그래서 내가 무대 위에서 선수로 있는 것보다 심사위원 자리에 있는 게 더 부담스럽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맥스큐>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곧 여름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맥스큐> 독자 여러분도 여름을 위해 운동을 해볼까 고민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시도하기 바란다. 지금도 헬스장에 갈까 고민 중이라면 당장 옷을 갈아입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하길 바란다. 멋진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버킷 리스트였던 <맥스큐> 표지모델의 꿈을 이루는 데 7년이 걸렸어요. 긴 시간이었지만, 꿈을 향해 도전하다 보니 결국 꿈을 이루었네요. 여러분도 결코 포기하지 말고 정진하시길 바랄게요. 꿈은 반드시 이뤄지니까요.

글 이서현 사진 스튜디오 슬라이 헤어·메이크업 엘페라 의상협찬 어도러블유 그림협찬 갤러리K 용품협찬 허스키 촬영협조 닥터코아, 서비푸드, 이지프로틴, 파젝스 아나파이브, 스포맥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