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손목 통증은 미용사, 악기 연주자 등 대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운동선수,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 등에게서 주로 발견됐다. 하지만 디지털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최근에는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층에서 손목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출산 후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2주 전부터 운동을 시작한 30대 중반 K씨. 아기가 곧 돌이라 예쁜 드레스를 입기 위해 주 5회 유산소운동과 주 3회 근력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임신 말기부터 양쪽 손목 외측부에 시큰한 느낌이 있었고, 출산을 하고 수유를 하면서 통증이 심해졌다. 그 후 출산휴가가 끝나고 일에 복귀하면서 통증이 감소했다. 내원 한 달 전부터 컴퓨터로 하는 업무량이 많아지고 스마트폰으로 연락해야 하는 일이 늘면서 다시 손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내원 2일 전에는 탄탄한 팔뚝을 만들기 위해 케이블 푸시다운을 하던 중 손목 통증이 심해졌고 결국 아침에 일어났더니 통증 때문에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재활의학과를 찾았고, 드퀘르뱅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드퀘르뱅 증후군이란?
손목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에는 손목 건초염이 있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의 힘줄을 감싼막, 즉 ‘건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손목 협착성 건막염이라고도 부른다. 손목 건초염은 손목의 가측 및 중앙까지 다양한 부위에 생길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질환은 엄지손가락 주위의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드퀘르뱅 증후군이다. 엄지와 손목을 잇는 두 개의 힘줄(장무지외전근, 단무지신근)을 감싸는건초 부분이 엄지와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서로 마찰하면서 붓고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질병을 발견한 의사의 이름을 따 ‘드퀘르뱅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손목을 손날 방향으로 비튼 상태에서 손을 세게 쥐거나 손목을 과하게 움직이는 행동을 반복할 때, 또는 비트는 동작을 많이 시행할 때 흔히 발생한다. 설거지, 냄비 들기, 걸레 짜기 등 손을 많이 쓰는 주부나 컴퓨터 업무가 많은 직장인에게 특히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골프, 뜨개질 등 엄지를 많이 쓰는 취미 활동을 할 때도 자주 발병하며, 근력운동 시 케이블 푸시다운 같은 운동에서 손목을 과도하게 꺾어 잡아 시행할 때 발병할 수 있어 주의가필요하다. 출산 후 근골이 약해진 여성이 남성보다 약 3배 이상 발병률이 높으며, 임신 중(특히 말기)이나 수유기 여성에게 매우 흔하게 발생하고 최근에는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들과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드퀘르뱅 증후군의 증상과 진단

드퀘르뱅 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하고 엄지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주먹을 쥐거나 손목을 비트는 게 힘들dj져 걸레 짜기 동작 같은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 불편을 겪기도 한다.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저절로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해지면 아주 사소한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여 물건을 쥐는 동작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악화되면 젓가락질을 하거나 글씨 쓰기같은 작은 동작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 건초 부위가 부을 수 있고, 엄지손가락 쪽 손목지점을 누르면 심한 통증이 나타나거나 드물게 마찰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드퀘르뱅 증후군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흔히 핀켈스타인 검사를 진행하는데, 집에서 간단하게 자가 진단을 시행해볼 수 있다.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쥔 후,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손목을 꺾는 동작을 취하는 것이다. 이 자세를 취하면 손목의 힘줄이 긴장하게 되는데, 만약 손목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드퀘르뱅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통증이 계속되거나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 엑스레이, 초음파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건강한 손목을 위한 바른 생활
드퀘르뱅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목을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가락과 손목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면 손목 보조기나 테이핑 등을 통해 관절 피로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목을 쓰기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을 이완해주는 것이 좋으며, 무리가 갈 정도의 반복적인 동작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손목 통증이 발생했다면 증상에 따라 맞춤 치료를 받아야 하며, 치료 후 재발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손가락과 손목의 과사용으로 인한 질환인 만큼,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은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사용을 줄이고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손을 사용하지 않기가 어렵기 때문에 ‘엄지손가락이 같이 고정되는 손목 보조기’(thumb spicasplint)를사용하기도 한다. 급성 통증 시기에 1주일 정도 계속 착용해보고 통증 경감 여부에 따라 사용 시기를 조정한다.

질환 초기에는 도수치료, 열치료, 체외충격파, 주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하면 염증과 증상을 대부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만성화돼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호전 후 악화하기를 반복하는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글 이종민(서울 투탑정형외과 재활의학과 ) 정리 이동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