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올림픽이 다섯 번 열리고, 강산이 두 번 바뀌며, 신생아가 성인이 되는 시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현역의 몸, 그것도 정상의 몸을 꾸준히 유지해온 이가 있다. 2002년 미스터코리아를 시작으로 헤비급 최고의 보디빌더로 자리매김한 최재덕이 바로 그 주인공. 그동안 수많은 머슬퀸을 발굴한 피트니스계 미다스의 손이자 살아 있는 보디빌딩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최재덕을 만나 그가 꿈꾸는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영원한 미스터코리아, 최재덕


처음 미스터코리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을 때, 최재덕은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최재덕은 모진 풍파를 이겨내며 미스터코리아 이후의 세상을 살아내야 했다. 그렇게 20년. 속절없이 나이를 먹고 현역 시절의 몸을 만드는 것은 더 어려워졌지만, 20년 전에는 알지 못했던 가치가 그의 삶 속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2002년 미스터코리아 수상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단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무엇인가? 비결은 간단하다. 항상 과식하지 않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 무슨 일이 있거나 어느 곳에 가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 것. 뭐, 다른 비결이 있겠나? 비결까지는 아니지만 마음가짐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미스터코리아라는 타이틀을 빛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운동은 물론 후배 양성을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몸을 만드는 게 더 어렵지만, 보디빌더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건강과 운동 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몸을 지녀야 한다. 또 중년, 노년에도 건강하고 멋진 몸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동기부여도 해야 하는 등 책임감 또한 막중하다.
보디빌더의 자존심 같은 건가? 맞다. 자존심. 오랫동안 선수로 활동하며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그 시간 동안 내 주변의 사람들과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나에 대한 기대와 관심, 하다못해 최재덕에 대한 인상을 갖고 있지 않겠는가? 이런 까닭에 지난 36년간 탄탄한 근육질 몸으로 살았다. 시간이 흘렀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뚱뚱하거나 비실비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내 마지막 자존심이며, 내가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이다.
미스터코리아를 수상한 지 20년이 지났다. 20년 전의 자신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더 나아진 부분이 있는가? 없다. 그때는 젊었고, 몸도 지금보다 더 멋있었고, 미혼에 주름도 없었다.(웃음)지금은 키도 2㎝나 줄고 나이는 늘었다. 그런데 지금의 내가 더 만족스러운 것은 그때는 없었던 가족이 생긴 덕분이다. 인생에 대한 만족도, 스스로 느끼는 행복은 그때와 감히 비교할 수가 없다.
보디빌더에서, 드림빌더로!


자신의 몸을 빚어내던 보디빌더는 이제 자신의 몸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을 돌볼 줄 아는 남자로 성장했다. 오랫동안 해온 운동은 그에게 멋진 근육뿐 아니라 멀리 볼 줄 아는 삶의 지혜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모처럼 주어진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지금,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휴가를 꿈꾸고 있다.


모처럼 휴가다운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시기다. 휴가 계획이 있는가? 5월에 아들이 군에 입대했다. 아들 없이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가족은 많은 것을 변하게 했다. 운동밖에 모르던 내게 여유와 안정감을 주었다.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고, 운동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전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휴가를 꿈꿀 수 있는 것도,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들이 휴가를 나온다면 언제든, 어디든 좋다. 가족들과 함께 떠나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휴가지에서는 운동이나 식단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휴가지에서도 운동과 식단을 빼먹지 않으려 전전긍긍했다. 근 손실이 있을까, 몸에 지방이 낄까 걱정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후회가 된다. 그때 나와 함께 여행을 떠난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을 정도다. 일주일 휴가 동안 운동 안 한다고, 식단 안 한다고 몸이 축나지 않는다. 반대로 그 일주일을 꽉꽉 채워 운동한다고 해서 몸이 엄청 좋아지지 않는다. 내가 몇십 년 해봐서 안다.(웃음) 그러니 그 시간만큼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기억, 소중한 추억을 많이 쌓길 바란다.
그래도 휴가지에서 지키기 쉬운 건강 루틴 하나만 소개해달라. 하나만? 사실 건강을 위한 내 루틴이 상당히 많은데, 딱 하나만 공개하면 20년간 아침은 계란 요리를 해먹고 있다는 것이다. 계란은 단백질과 지방, 지용성비타민이 풍부하고, 생물학적 가치도 상당히 높은 식재료다. 계란에는 근육의 바탕이 되는 단백질 세포벽과 호르몬의 재료가 되는 콜레스테롤이 균형 있게 들어 있고 스크램블드에그, 오믈렛, 계란말이, 계란찜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조리도 쉽고 간편해 추천한다.
롤 모델이 되기 위한 선구자의 길


제자들과 함께한 <맥스큐> 촬영은 어땠나?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웠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흐뭇했다. 그동안 제자 개개인과 작업해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단체로 촬영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하면 마음도 편하고 즐겁다. 또 그들과 일을 하면서 배우는 점도 많다. 이번에는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제자도 많은데, 언젠가 더 많은 후배, 제자들과 함께 즐겁고 멋진 촬영을 진행해보고 싶다.
후배, 제자들과 함께 도전해보고 싶은 일은? 많다. 몇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몇 년 만에 관광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만큼 여러 나라의 관공서나 잡지사와 협력해 제자들과 화보집이나 화보 달력, 매거진 촬영을 하고 싶다. 대한민국 빌더와 피트니스 선수들의 우수성을 알리고 피트니스 한류도 널리 홍보하고 싶다. 즐겁고 도전적인 일이라면 무엇이든 환영이다.
지금도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꼭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우리 업계엔 스타가 필요하다. 인플루언서를 넘어선 빅스타.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운동선수 출신의 대형 스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선수가 나온다면 피트니스·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 감히 예측해본다. 수준이 높아지고 규모도 더 확대될 것이다. 그런 선수를 키워내고 싶다. 빅스타를 키우고, 스포츠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싶다. 그리고 이 기사를 가족이 볼지 모르겠지만, 딸이 성인이 되면 함께 멋진 보디프로필을 촬영하고 싶다. 70대 할아버지가 돼서도 여전히 ‘몸짱’으로 남고 싶고, 노년에도 청바지에 면티가 어울리는 멋진 남자로 살아가고 싶은 바람이다. 그때까지 <맥스큐>가 지금처럼 최고의 헬스 잡지로 많은 독자분께 사랑받길 바라며, 멋진 시니어 모델로서 먼 훗날 다시 한번 <맥스큐> 표지를 장식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웃음)


사진 봄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 치치라보(상진샘&원세림 부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