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매력으로 수많은 여성을 설레게 한 ‘옴파탈’의 대명사, 영화배우 제임스 딘은 이렇게 말했다. “만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온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우리는 숱한 가시밭길을 걸어야만 하고,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박형성도 그랬다. ‘세계 최초 머슬마니아 피지크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수없이 넘어지고 쓰러지기를 반복했지만, 그 과정을 겪고 난 뒤 한층 더 성장했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마성의 ‘옴파탈’ 박형성을 만나보자.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려면 남들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자신만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긴 시간 운동과 함께한 박형성은 강한 집념과 끈기, 믿음과 도전정신으로 피트니스 불모지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지난 수년간 그는 머슬마니아와 함께하며 세계 속에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였고, 피트니스 스타를 꿈꾸는 많은 이에게 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정말 오랜만이다. 이게 얼마 만인가? <맥스큐> 창간 9주년 기념호인 2019년 10월호에 인사드렸으니 독자분들과는 약 3년 3개월 만에 만나는 것 같다. 어쩌다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는지 잘 실감이 나지 않는데, 돌이켜보면 그동안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센터를 오픈하고 나서 하루하루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또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했고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에도 지도자로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2 머슬마니아 아시아 내추럴 챔피언십에 다녀오기도 했다.
지도자라니 놀랍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 생활은 어떤가? 오히려 선수 때보다 더 바쁘고, 챙길 것도 많다. 선수일 때는 내 스케줄대로 운동하고 관리하면서 보내면 됐는데, 지도자가 되고 나니 나보다는 후배들과 센터 회원, 트레이너 선생님들을 먼저 챙겨야 해서 아직도 어색하고 어렵기만 하다. 최근에 오픈한 온라인 클래식 운동강의 영상 촬영도 만만치 않더라.


아내이자 머슬마니아 1세대인 최수연 선수와 함께 촬영을 진행했는데,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요즘 워낙 바쁘게 지내는 탓에 완벽한 피지컬로 카메라 앞에 서지 못해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작가님을 비롯해 <맥스큐> 스태프분들이 워낙 잘 챙겨주셔서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무엇보다 커플 촬영은 처음인 데다가 아내와 함께 <맥스큐> 표지를 장식해 촬영하는 내내 감회가 새로웠다. 평생 잊지 못할 결혼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두 사람의 호흡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번 촬영에서 꼭 보여주고 싶었거나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이번 촬영 콘셉트가 ‘옴파탈’이라 진한 남성미를 보여주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 운동을 하면서 느낀 희로애락이 앵글에 담기길 바라면서 촬영에 임했다. 특히 나도 아내도 머슬마니아 1세대라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버텨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떠올라 울컥하기도 했다.


우연이 계속되면 인연이 된다는 말처럼, 어느 날 우연히 눈에 띈 <맥스큐> 매거진을 보면서 ‘나도 저 잡지의 표지모델이 될 수 있을까?’라고 막연하게 꿈을 꾸었다는 박형성. 그날 이후 헬스장에서, 서점에서 <맥스큐>를 보면서 막연했던 꿈은 간절한 소망으로 바뀌었고, 꼭 현실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단독 표지모델을 장식한 2016년 7월호를 시작으로 피트니스 아이콘 9명과 함께한 2019년 10월호에 이어 아내인 최수연과 함께 동반 표지모델로 낙점된 2023년 2월호까지. 세 번이나 <맥스큐> 표지를 장식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한 번도 어렵다는 <맥스큐> 표지모델을 세 번이나 했다. 욕심쟁이 아닌가? (웃음)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영광스럽게도 세 번이나 <맥스큐> 표지모델로 선정될 수 있었다. 하키 선수를 그만두면서 트레이너로 전향했는데, 우연히 헬스장에서 본 잡지가 바로 <맥스큐>였다. 그게 벌써 12년 전 일인데, 그때 본 <맥스큐> 잡지의 표지모델이 너무 멋있어서 나도 꼭 표지모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우승하면 혹시나 <맥스큐> 표지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 준비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슬럼프는 없었나? 운동이 힘들거나 싫증 난 적은 단연코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슬럼프도 없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운동을 하지 못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 2018년 6월, CF 촬영 때문에 지방으로 이동하다 큰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이 사고로 흉골이 골절되고 늑골에 금이 가 오랫동안 운동을 쉬어야만 했다. 당시 망가져만 가는 몸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어 상당한 스트레스와 함께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럼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했나?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다. 맞다. 그동안 특별한 슬럼프가 없었던 터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자존감도 갈수록 낮아졌는데,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마자 머슬마니아 세계대회 3연패를 목표로 전보다 몇 배 더 열심히 노력해 서서히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난 일이지만, 당시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고난의 연속이었다. 흉골과 늑골에 사고로 인한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 없다는 각오로 계속해서 내 자신을 채찍질하며,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타협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됐고, 마침내 바라고 바라던 머슬마니아 3연패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유명 가수나 연예인들에게 우리는 ‘화보 장인’, ‘무대 천재’, ‘음색 장인’ 등 다양한 수식어로 그들의 빛나는 재능에 박수와 감탄의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가 붙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고 숱한 좌절의 순간을 견뎌냈는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있을까? 박형성 역시 끝이 보이지 않는 슬럼프를 겪으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리고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기까지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했고, 이제 그는 ‘힙 운동 전도사’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갖게 되었다.
‘세계 최초 머슬마니아 피지크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대로 얘기하면, 운이 좋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더 멋진 몸을 가진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10년 전에 붙은 이 타이틀이 지금은 좀 쑥스럽다. 요즘 왕성하게 활동하는 피지크 선수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 최근에는 ‘힙 운동 전도사’라고 불리던데…. 과거에 무릎과 허리 수술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재활을 목적으로 고안한 운동법이 SNS에서 많은 이에게 알려지면서 ‘힙 운동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여성의 경우, 허벅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다리 라인은 슬림하게, 힙은 크게 만든 나만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한 이유는?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렵게 쌓아온 노하우라 공개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잘못된 운동 영상들이 유포되는 것을 보고 바로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운동을 할 때 100% 맞는 답안은 없겠지만, 조금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운동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운동을 통해 삶이 가장 크게 바뀐 순간은 언제인가? 항상 운동과 함께해서인지 그다지 큰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대형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면 먼저 반갑게 다가와주시거나 종종 팬이라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운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웃음)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항상 겸손하고 존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지금보다 좀 더 큰 규모로 센터를 확장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센터가 잘돼서 회원분들의 운동을 코칭해주면서 아내와 함께 아침마다 주부 회원님들과 수다도 떨면서 행복하고 여유 있게 사는 것이 소망이다.
마지막으로 <맥스큐> 독자에게도 한마디 부탁한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아직까지도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이 힘들어하지만 이제 곧 좋은 날들이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되는 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정진하시길 기원한다. 무엇보다 운동은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사진 쇼핏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 엘페라 촬영협조 서비푸드, 스포맥스, 이지프로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