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 홀린 상남자의 매력은 뭘까?
우리가 소년이었을 때, 남자다워 보이기 위해 어른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고, 거친 행동을 하곤 했다. 성인이 돼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주량을 자랑하고, 더 반짝이는 시계를 찼노라며 허세 섞인 자랑질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진정한 남자의 멋은 겉모습이 아니라 가득 찬 내면에서 나오는 법. 여기 겉모습은 물론 내면까지 가득 찬 진짜 남자가 있다. 지금부터 상남자 이원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년 이원준
이원준 선수는 어릴 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 수영과 복싱을 시작했다. 어디에 가도 든든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라며, 나이가 들어 한 가정을 지키려면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며 시키셨던 운동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그가 중학생이 됐을 때, 보디빌딩이 유행했고, 자연스레 웨이트트레이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날마다 헬스장을 들락거리며 운동을 하고, 헬스장이 문을 닫는 날이면, 산으로 올라가 공동체육시설에서 운동하고 다시 산에서 내려와 철길 옆으로 가 역기를 들곤 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을 16년째 이어오고 있다.
모델이 되다
스무 살이 된 후엔 서울에 올라와 닥치는 대로 일했다. 체육관 트레이너부터 군고구마 장사까지 했지만 생활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하던 스물여섯의 어느 날, 평소 절친했던 친구가 찾아왔다. 친구는 그에게 모델 일을 해보라고 제안하며 모델아카데미를 직접 소개해줬고, 큰 키와 탄탄한 몸 덕분인지 그 자리에서 합격했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시작한 모델이었지만, 적성에 잘 맞았다. 사람들이 그를 찾고 일에 재미가 붙기 시작할 때쯤 그가 소속된 모델 에이전시가 망해버렸다.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도 해봤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그는 모델 일에 대한 미련을 접고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배우의 피를 받아
그의 어머니는 방송국 공채 탤런트였다. 어머니의 미모를 물려받아 훈훈한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어머니가 그에게 물려주신 건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 배우의 피였다. 처음 해보는 연기였지만, 컷 소리가 들릴 때마다 스태프의 칭찬이 끊이질 않았고 배우로서 차츰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출연이 확정된 대형 드라마와 영화가 투자 문제로 캐스팅이 연달아 취소되며 그를 지치게 했다. 생계를 위해 서빙, 옷가게 점원 등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향해 달려온 그였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는 금을 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약 없는 도전
그는 “연예인이라는 자리는 사람들에게 알려져야만 인정을 받고, 그때부터 수익이 생기는 일이었어요.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제게 배우라는 길은 기약 없는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잘 견뎌낼 것 같은 그에게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었다. 결국 그는 배우를 그만두고 영주권을 얻기 위해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호주에서 살아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복싱, 수영 코치를 하며 생활을 이어갔지만,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가 눈에 밟혀 2년이 채 되기 전에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사업가를 꿈꾸며
한국에 돌아온 그는, “그 좋은 몸을 아끼지 말라”는 지인의 추천으로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했다. 첫 도전 후 3년 만인 2017년 머슬마니아 마이애미 대회에서 피지크 1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피트니스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그에게 앞으로의 꿈에 대해 물었더니, ‘사업가’라고 대답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사업가를 꿈꿨어요. 사실 어릴 때 생활보호대상자였고 어렵게 살았어요.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생활보호대상자라는게 부끄러울 수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더 당당하게 행동했습니다. 지금 서 있는 ‘바디수트짐’이 그 꿈의 시작입니다.” 그의 말에서 남다른 각오를 느낄 수 있었다.
REAL MAN
그에게 진짜 남자가 무엇인지, 자신은 진정한 남자가 됐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아직 진정한 남자다움에 대해 대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지금의 자신은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기 위한 길 위에 서 있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도록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성장하는 게 진짜 남자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족함 없이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이게 제가 생각하는 남자다움입니다.”

Episode
#분유와 미숫가루
그가 산에서, 철길에서 운동하던 시절은 인터넷이 막 보급되던 시기라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 마냥 운동만 한다고 근육이 커질 리 없다는 걸 몰랐던 그는, 닭가슴살을 살 돈도 없어 매일 삶은 달걀을 먹으며 몸을 키워나갔다. 단백질 보충제라는 이름을 들은 적은 있지만, 실제로 본 적도 없는 그에게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원준아, 분유에 미숫가루를 타 먹으면 미국산 보충제보다 효과가 좋대.” 그는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슈퍼로 달려가 분유와 미숫가루를 사서 세숫대야에 풀어놓고 마시며 운동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오는 일이지만, 신기하게도 당시엔 플라세보 효과를 봤단다. 하지만 마시자마자 화장실에 달려가야 했던 분유+미숫가루 보충제의 특성상 근육이 붙는 속도보다 살이 빠지는 속도가 빨랐다고.
#산전수전
잘생긴 얼굴과 탄탄한 몸을 가졌어도 촬영 현장은 신인에게 친절하지 않은 법. 그곳에서 그는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밤, 깊은 산속에서 촬영순서를 기다리던 그는 잠을 깨우기 위해 러닝을 시작했다. 13시간 동안 대기한 터라 그는 뛰면서도 졸았고,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신이 도운 것일까. 비에 젖은 낙엽들이 에어백 역할을 해줬고, 아무렇지 않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글 강명빈 사진 코코바이킹 헤어·메이크업 모모어 메이크업(김진희 원장) 촬영협조 바디수트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