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옷을 입을수록 지구는 자연을 잃고 헐벗는다. 아무리 비싸고 예쁜 옷을 걸쳐도 살아갈 공간이 썩어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사는 모두는 옷을 사고 입고, 벗는 모든 순간 지구를 생각해야 할 의무가 있다.
패션산업은 환경오염 문제에 큰 지분을 갖고 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옷들로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되고 물이 사용된다. 생산과정뿐만 아니라 포장,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도 심각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더 큰 문제는 지난 수년간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옷을 몇 번 입다 유행이 바뀌면 쉽게 버리는 걸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버려진 옷은 다양한 부자재가 섞여 있고, 파쇄할수록 섬유질이 약해져 재활용률이 낮기 때문에 대부분 매립하거나 소각한다. 이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다행히도 일부에서 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옷을 만들거나 다양한 산업 쓰레기를 활용해 멋진 옷으로 재탄생시킨다. 늦었지만 문제점을 인식한 그 순간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지구가 없다면 옷을 걸칠 인간도없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업사이클링, 패션과 환경의 만남 업사이클링(up-cycling)은 버려지는 물건을 고쳐 다시 사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 보다 한 단계 진화한 재활용 방법이다. 물건을 해체해 본래 사용 용도와 다른 물건으로 재창조하는 일이다. 업사이클링이 패션산업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폐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패션계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획일적이지 않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덜 사고 더 살자- 환경 캠페인 진행하는 패션기업 대중에게 상품을 파는 기업이 제품을 적게 소비하라고 말하는 광경을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 아이러니한 슬로건을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외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2020년 12월부터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덜 사서 탄소 배출량과 폐기물을 줄이고, 재생 가능한 소재로 옷을 만들어달라고 소비자가 더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경오염 문제에 소비자들에게도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요구한다. 옷을 파는 기업이 옷을 덜 사라고 말하는 행위가 얼핏 모순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이러한 행동 변화가 패션산업과 지구 환경이 공생하는 방법임을 파타고니아는 일찍이 깨우친 듯하다. 파타고니아의 이러한 가치 실현은 일회성 마케팅이 아니다. 파타고니아는 자사의 이익 감소를 감수하면서 2013년부터 ‘원 웨어(worn wear)’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선 서비스를 제공해 새 옷을 사기보다 고쳐 입는 방향을 제시하며, 온라인 중고 보상판매, 더 입을 수 없는 옷들을 모아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리크래프트 컬렉션’을 포함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도 빠지지 않는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인기 운동화 ‘스탠스미스(Stan Smith)’ 탄생 50주년을 맞아 재생 소재를 사용한 스탠스미스 신발을 선보였다. 이른바 ‘스탠스미스 포에버’ 캠페인. 이번 캠페인은 환경오염을 막고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고기능성 재생 소재 ‘프라임 그린’을 사용해 신발을 만들었다. 겉면에는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그래픽과 자수들로 창의성을 더했다. 아디다스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2024년까지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패션기업이 패션과 관련된 제품이 아니더라도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은 브랜드와 상관없이 안 입는 옷을 매장으로 가져오면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가먼트 콜렉팅(garment-collecting)’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빈폴은 브랜드 상징인 자전거를 활용해 길거리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한 후 고쳐서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은 플라스틱 용기 수거, 텀블러 이용, 전자영수증 발급 등 친환경 활동에 동참한 고객을 상대로 구매 가격에 상관없이 VIP등급을 발급하는 캠페인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주도하는 환경 캠페인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환영하는 동시에 유행에 편승한 마케팅이 아니라 환경을 살리는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오염을 줄이는 꾸준한 노력만이 지구 패션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