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탈의 장면을 곧 두 번이나 촬영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배우 모리스 체스트넛은 생애 어느 때보다 열심히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을 실시해야 했다.

모리스 체스트넛은 더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적어도 육체적으로는 말이다. 몸이 불었다. 당시는 겨울이었는데, 체스트넛은 촬영을 위해 잠시 뉴욕에 들른 참이었다. 날씨가 추워지자 촬영은 힘들어졌고, 12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 패스트푸드가 맛있게 느껴진다. 그는 그렇게 살이 쪘다. 당시 체스트넛은 “헬스클럽도 예전처럼 자주 가지 않았다. 식이요법도 소홀히 했다”고 고백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살이 쪘다.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 44세 생일을 눈앞에 둔 체스트넛은 키 183cm에 체중 100kg이었다. 이처럼 뚱뚱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뱃살까지 나왔다. 똥배는 아니었지만 뱃살은 뱃살이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더 베스트 맨 홀리데이’라는 영화에 출연이 결정됐다는 소식이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더 베스트 맨(1999)’에서와 마찬가지로 체스트넛은 프로 미식축구 선수인 랜스 설리번을 연기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상의를 벗는 장면을 두 번이나 촬영해야 했다. 여성 관객들은 체스트넛이 1991년에 개봉한 ‘보이즈 앤 후드’에서 처럼 조각 같은 몸매를 보여주길 고대할 것이다. 촬영은 4개월 후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래서 당황했느냐고? 아니다. “상의 탈의 장면은 이전에도 찍어봤다. 그래서 겁먹지 않았다. 좀 힘들 거라는 짐작은 했다. 운동해서 몸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난 도전을 즐긴다.” 체스트넛이 말했다.

도움을 청하다 일단 트레이너부터 찾아야 했다. 체스트넛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동시에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멋진 몸을 소유한 사람이어야 했다. 친구의 소개로 오비 오바디케를 만났다. 오바디케는 피트니스 업계에서 잘 알려진 트레이너이자 모델이며, 잡지 표지에만 40번 넘게 실렸다. 체스트넛도 표지에 실린 오바디케를 본 적이 있는데, 오바디케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체스트넛은 “복근이 끝내줬다. 그래서 오바디케에 대해 알아봤고, 그가 적임자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둘은 1월 말부터 함께 운동하기 시작했다. 오바디케는 “모리스의 몸 상태는 생애 최악이었는데, 영화를 위해 단시간에 몸을 만들어야 했다. 역할도 미식축구 선수고, 상의 탈의 장면도 있었다. 심지어 주인공보다 노출 장면이 많았다. 영화감독은 체스트넛의 복근을 보고 싶어 해서 14kg을 감량해야 했다” 고 트레이닝 계획을 밝혔다. 오바디케는 10주 동안 체스트넛을 일대일로 지도했다. 고강도 웨이트와 유산소운동을 실시하고, 고단백질 식사를 하며, 칼로리 섭취량을 적절히 유지했다.
제대로 먹기
체스트넛은 트레이닝 못지않게 식이요법도 성실히 이행했다. 오바디케는 고단백질 식사를 주문했고, 단백질 50~55%, 탄수화물 35%, 지방 15%를 섭취하라고 지시했다. 칼로리 섭취량도 조절했다. 체스트넛은 오바디케의 지도에 따라 매일 체중 1kg 당 22~26칼로리를 섭취했다. 처음에는 1일 2,200칼로리에서 출발해 매주 100칼로리씩 줄여나갔다. 가장 적었던 때가 1,600칼로리였을 것이다. 당시 할리 베리와 함께 출연한 ‘더 콜’이라는 영화를 홍보하느라 미국 전역을 돌아다녀야 해서, 식이요법을 하는 게 꽤 힘들었지만 체스트넛은 잘 해냈다.

체스트넛은 “생각보다 트레이닝이 힘들었다. 오바디케와 처음 운동할 때, 종이와 펜을 가져갔다. 그의 조언을 받아 적기 위해서였다. 보충제는 단백질, 멀티비타민, 어유 보충제를 추천해줬다. 그의 지도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인내하며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됐는데, 난 그런 방식이 좋다. 유산소운동도 정말 많이 했다. 유산소는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오바디케를 호평했다. 체스트넛은 여전히 유산소운동을 싫어하지만, 유산소의 효과는 곧장 나타났다. 8주간 격렬한 트레이닝과 꼼꼼한 식이요법을 병행하자 체중이 88kg까지 줄었다. 처음보다 12kg이나 줄은 것이다. 오바디케도 “살이 빠지면서 근육도 붙었다.
100kg일 때는 팔이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팔과 등 근육이 더 커지고, 데피니션도 살아났다. 근력 성장에는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도 근력까지 향상됐다. 처음엔 혼자서 풀업 5회도 하지 못했는데 이젠 12회씩 4세트를 한다. 정말로 열심히 운동했다. 체스트넛은 인내심이 강한 남자다”라며 체스트넛을 칭찬했다.

촬영 준비 끝 촬영은 토론토에서 4월부터 시작됐다. 체스트넛은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트레이닝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탈의 장면 일정이 정해지지 않아서, 촬영 기간 내내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을 계속해야 했다. 체스트넛은 “노출 장면을 처음에 찍었더라면 좋았을 거다. 영화 촬영장에서는 체중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촬영장에는 간식이 넘쳐나고, 패스트푸드도 한가득하다. 점심 때 뷔페를 먹다 보면 항상 케이크와 쿠키, 초콜릿이 준비돼 있다. 유혹이 너무 많다.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난 참아냈다. 오바디케와 연락하며 유산소운동과 식이요법을 체크했다.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체스트넛의 성실함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촬영 중에도 살이 계속 빠졌다. 그래서 몸에 맞는 옷을 찾는 게 힘들었다. 처음에 의상을 맞출 때는 체중이 꽤 나가는 상태였지만, 촬영이 진행되면서 옷이 점점 헐렁해졌다. 체스트넛은 노출 장면을 촬영할 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체지방을 계속 뺐다. 또 미식축구 선수라는 배역에 맞게 몸을 더 커 보이게 만들려고 꽉 끼는 옷을 골라 입어야 했다. 탈의 장면 촬영을 앞두고는 오바디케가 토론토까지 날아와 일주일간 일대일 트레이닝을 재개했다. 당시 몸만 놓고 보면 체스트넛은 실제 미식축구 선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바디케의 눈에는 아직 1%가 부족했다. 근육의 밀도나 데피니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오바디케는 “조금만 더 가면 고지였다. 그래서 사진 촬영을 준비하는 보디빌더처럼 그를 단련했다. 마지막 1주 동안은 함께 운동했다. 조금이라도 더 밀어붙이려고 그의 옆에서 같이 운동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탈의 장면 촬영이 있는 날, 체스트넛이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 바늘은 85kg을 가리켰다. 체지방 수치도 완벽했다. 1월에는 17~18%였는데 6%까지 줄어 있었다. 탈의 장면 촬영은 두 번 다 대성공이었고, 감독 말콤 리를 포함한 촬영 스태프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바디케도 세계 정상급 피트니스 선수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얄궂게도 1999년에 개봉한 ‘더 베스트 맨’에는 체스트넛의 탈의 장면이 없었다. 44세가 된 지금보다는 그때 노출 신을 촬영하는 게 훨씬 쉬웠을 텐데 말이다. 체스트넛은 “나이가 들면 확실히 힘들다. 체지방이 예전처럼 빨리 줄지 않는다. 이런 운동을 20대에 했더라면 체지방이 0%가 됐을 것이다. 이젠 신진대사가 느려져서 체지방이 빨리 빠지지 않는다. 물론 노력하면 여전히 뺄 수야 있다”고 아쉬워했다.

오바디케가 체스트넛에게 처방한 운동 프로그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쉬지 않고 움직이기’다. 운동 중에 쉬는 일은 드물었고, 운동 강도는 정말 높았다. “인터벌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트레드밀에서 속도를 8~9mph까지 올려 30초간 뛰고, 3mph까지 내려서 30초간 걷는 식으로 말이다. 빨리 뛰기도 정말 많이 했다. 프로그램은 대부분 서킷 트레이닝이었고, 끊임없이 움직였다. 체지방 감량에는 이 방법이 최고다. 그러면서 동시에 근육도 키울 수 있다. 인체가 한 가지 자극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루틴에 계속 변화를 줬다. “매주 똑같은 운동만 하면 쉽게 지친다. 특히 일반인이라면 더 그렇다.” 오바디케의 말이다.
체스트넛이 영화 촬영을 준비하며 실시한 트레이닝 루틴을 아래에 간략히 소개한다.
월요일: 이두근/삼두근/복근
이두근 운동 10~12회씩 3세트 삼두근 운동 10~12회씩 3세트 복근 운동 10~12회씩 3세트 *세 운동을 트라이세트로 실시했다. 즉, 세 운동을 휴식 없이 1세트씩 이어서 했다.
유산소운동 100m × 12회(최고속도의 50~60%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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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근 운동 10~12회씩 4세트
유산소운동 100m × 12회(최고속도의 50~60% 수준으로)
화요일: 흉근
하체 운동 10~12회씩 4세트 종아리 운동 10~12회씩 3세트 복근 운동 25회씩 3세트 *세 운동을 트라이세트로 실시했다. 즉, 세 운동을 휴식 없이 1세트씩 이어서 했다.
유산소운동 100m × 12회(최고속도의 50~60% 수준으로)
수요일: 하체/복근
어깨 운동 10~12회씩 4세트 등 운동 10~12회씩 4세트 *두 운동을 슈퍼세트로 실시했다. 즉, 두 운동을 휴식 없이 1세트씩 이어서 했다.
유산소운동 100m × 12회(최고속도의 50~60% 수준으로)
목요일: 어깨/등
복근 운동 25회씩 3세트 유산소운동 월, 수요일과 동일
토, 일요일: 휴식
체스트넛이 출연한 주요 작품
보이즈 앤 후드(1991), 더 베스트 맨(1999), 더 브라더스(2001), 라이크 마이크(2002), 래더 49(2004), 브레이킹 올 더 룰스(2004), 킥-애스 2(2013), 더 콜(2013), 더 베스트 맨 홀리데이(2013)
글 <맥스큐>편집부 사진 로버트 라이프(Robert Reif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