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과학’이라는 말처럼, 이제 스포츠는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과학의 영역에 도달해서 모두가 즐기는 시대다. 여러 운동 종목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헌신적으로 스포츠과학 지원에 힘쓰고 있는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 김석환 원장을 만나봤다.

김석환 PROFILE
-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 원장 - 대한컨디셔닝협회 부회장 - 전국 스포츠과학센터협의회 고문 - 스포츠과학 분야 전문 칼럼니스트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 원장 김석환이다. 현재 “진실한 장소는 결코 지도 위에 있지 않다”는 사명감으로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포츠과학 지원을 하고 있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연과 필연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그전까지 사립학교 교직원, 보건복지부 국가직 공무원, 서영대 물리치료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5년에는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박사후 연구원 과정(Postdoc)을 합격(인간운동학, Human Kinesiology)하고 유학을 준비 중이었다. 유학을 떠나기 전에 지도교수님이 권유해 지역스포츠과학센터 센터장 임용시험을 보게 됐고, 덜컥 합격한 뒤 현장에서 선수들의 곁을 지키는 스포츠과학자로 남게 됐다. 돌이켜보니 이제서야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같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실행력’이라고 생각한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은 스포츠 현장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모든 정책은 실행력에서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성과는 그다음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전국 최초의 ‘컨디셔닝센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2015년 광주스포츠과학센터를 개소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장 경험과 소통을 통해 많은 사람이 컨디셔닝 지원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단히 노력한 끝에 결실을 거둬 2020년에 전국 최초로 컨디셔닝센터가 문을 열었고, 스포츠 유전자 사업까지 뒷받침하고 있다. 이 사업은 스포츠과학 분야 혁신사업으로 인정받아 전국에서 견학과 시스템 연수 등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에서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을 텐데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수많은 운동선수와 만나는 소중한 경험 중에서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첫째는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인연이다. 남자 육상 100m 한국신기록 보유자 김국영 선수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100m 금메달리스트 정혜림 선수에게 개인별·종목별 전문 체력 훈련을 지원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둘째는 어려서부터 인연을 맺고 스포츠과학을 지원해온 양궁 안산 선수와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다. 특히 두 선수가 우수한 실력으로 전 세계를 제패하는 데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평소 착지할 때 발목 통증으로 고생하던 체조 문건영 선수에게 스포츠 유전자 검사를 활용한 훈련을 지원해 작년 전국체전에서 최초로 7관왕에 오르는 데 기여한 부분이다.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운동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남다르고 인성도 훌륭해서 배우는 것도 많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이 향후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스포츠과학의 메카, 광주’를 발판으로 삼아 세계 속에 ‘K-스포츠과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광주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이뤄진 곳이자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 2022년 양궁월드컵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도시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은 2022년 양궁월드컵대회 개최 당시,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 세계 최초로 ‘K-스포츠과학 컨디셔닝 현장지원’을 수행해 호평을 받았다. 내년에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때도 110여 개국 출전 선수 모두에게 스포츠과학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스포츠 분야 세계 유명 학회인 미국 ACSM 학회와 NSCA 학회, 유럽 ECSS 학회에 꾸준하게 참석해 논문을 발표했다. 올해에도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NSCA 학회에 참가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우리 연구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스포츠과학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K-스포츠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 원장이자 스포츠과학 박사로서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첫째, 스포츠 유전자 지원사업을 확대해 스포츠과학 지원을 고도화하고 싶다. 기존의 스포츠과학 지원이 유전적 표현형 접근(과학센터에서 측정·평가를 통한 지원)에 머물렀다면, 스포츠 유전자는 유전자형(DNA)까지 통합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포츠과학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올해 예산이 삭감돼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지만, 광주광역시교육청·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과 협업을 강화해 흔들리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현재까지 340명에 대한 지원을 마쳤으며, 올해도 100명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둘째, 인공지능(AI)과 융합해 스포츠과학 지원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학교 공과대학·산업체와 융합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학문, 학제 간 연구가 필요하다.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인공지능 대표 도시 광주’와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다양한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모든 학문은 그 경계에서 꽃을 피운다”는 말을 좋아한다. 예전처럼 자기 전공만 알아서는 성공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특히 스포츠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그 트렌드를 이해하고 확대해서 현장에 적용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문·학제 간 ‘융합’이 필수다. 융합적 사고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스포츠과학 지원 확대야말로 대한민국 스포츠가 재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선수들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스포츠과학자로 남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스포츠과학 지원 기관”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은 광주광역시체육회 소속으로 2015년 광주스포츠과학센터로 출발했다. 2020년 광주스포츠과학연구소로 확대 개편됐으며, 2022년 업무 확대에 따라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으로 자리 잡았다. 광주스포츠과학센터와 컨디셔닝센터, 두 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4년 3월 말 기준으로 스포츠과학센터는 14,849명, 컨디셔닝센터는 9,527명을 지원하는 등 총 24,376명에게 스포츠과학 지원을 하고 있다.
광주스포츠과학센터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국비지원 사업으로 2015년 9월 서울, 대전과 함께 전국 최초로 개소했다. 현재 총 15개 시도(세종, 울산 제외)에서 스포츠과학센터를 운영 중이며, 그동안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해온 스포츠과학 지원 서비스를 지역 선수들에게 확대했다. 현재 박사급 연구원 4명과 측정요원, 행정요원으로 구성되어 최첨단 전문 장비를 활용해 인간의 신체기능을 최대 81개 항목까지 검사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체력측정, 운동처방, 스포츠과학교실, 밀착지원을 수행한다.
컨디셔닝센터

지방자치단체가 전액을 지원하는 자체 사업으로, 2020년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했으며 건강운동관리사와 전문트레이너 등 4명으로 구성돼 있고,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주요 사업으로 스포츠과학센터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부상예방 훈련과 교육, 개인별·종목별 전문훈련과 스포츠영양 지원, 현장 스포츠 의과학 지원, 스포츠 유전자 지원 등이 있다.
글 이동복 자료제공 광주스포츠과학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