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은 신체 단점을 극복하고, 이상적인 몸을 만들어나가는 경기다. 상대적인 요소가 존재하지만 이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 경기이기도 하다. 타인은 물론, 나 자신과의 경쟁을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가야 하는 고독한 경기 보디빌딩. 오늘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남자를 만났다. <맥스큐>가 사랑하는 보디빌더, 2002 미스터코리아 최재덕이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2002년 미스터코리아 최재덕이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선수로 20년, 국가대표로 10년간 활동했다. 현재는 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고, 가끔 지도하는 선수들과 함께 시합도 나간다.
같이 시합을 나가는 건 독려 차원인가, 아니면 아직 선수로서의 투쟁 본능인가? 베이스는 독려와 응원, 지도가 목적이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현역 선수의 열정이라 해두자. (웃음)
멋진 걸 넘어 존경스럽다.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1986년 12월 시작해서 현재까지 35년째 거의 매일 중량운동을 하고 있다. 어릴 적 친형이 운동해서 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놀라움에 14세부터 집에서 맨몸운동을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1986년 당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코난> 시리즈와 <터미네이터>를 보고서다. 중3 때 바로 체육관에 등록했다. 내 동년배 중에서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왔는데, 이게 다 아놀드 덕분일 거다.
아놀드 덕분이라는 말, 매우 현실성 있는 이야기다. 그래도 운동을 하는 주체는 본인 아닌가? 물론이다.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어느 정도 몸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원한다면 그만한 노력을 들이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 끈기? 운동과 식단은 기본이고, 정신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만의 운동 루틴이 따로 있나? 사실 운동 루틴을 정해놓고 실시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운동 성향으로는 고중량 운동을 짧은 시간 강하게 진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고중량과 고반복에 대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고중량 중간반복을 실시하는 편인데, 만일 둘 중 하나를 꼽으라면 고중량이다.
고중량? 이유가 무엇인가? 보디빌딩은 기본적으로 근육을 보여주는 경기다. 즉, 큰 근육을 선명하게 만드는 운동이다. 근육은 고중량으로 과부하 운동을 해야 커진다. 반면 고반복 운동은 근지구력을 키우는 데 적합하다. 목적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전략이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나 가장 좋아하는 운동 부위는 어딘가? 좋아하는 종목은 보디빌딩. 좋아하는 운동 부위는 따로 없다. 보디빌딩이 그런 종목이다. 모든 부위의 운동을 고르게 해야 한다. 단점을 없애고, 강점을 키워야 하는 전신 운동이지 않은가. 그냥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어도 즐겁다.
보디빌더들에게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유산소운동을 진행하는지? 솔직히 20~30대에는 유산소운동을 하지 않았다. 달리기를 싫어한 것도 아니다. 청소년 시절 서클 활동으로 중장거리 달리기를 7년이나 했었으니까. 그러나 선수 생활을 하며 몸무게가 늘기도 했고, 실내에서 하는 유산소운동이 싫었다. 무엇보다, 굳이 유산소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지방이 잘 빠졌다. 그만큼 운동량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30대 후반부터는 신진대사가 느려짐을 느끼며 조금씩 유산소운동을 실시하게 됐다. 지금은 단단한 몸을 만들기 위해 시합 시즌 동안 하루 2시간, 비시즌에는 하루 45분 정도 다양한 유산소운동을 돌아가며 한다.
식단은 어떻게 관리하는가? 다른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몸의 호르몬 생성과 염증 완화, 포만감을 위해 생선 지방이나 달걀노른자, 견과류와 같은 좋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려 노력한다. 좋은 지방은 노화 예방에도 좋은 것 같다.
꼭 챙겨 먹는 보충제는 무엇인가? 프로틴 파우더는 기본이고, 오메가-3, 마그네슘, 아연, 비타민D와 K를 섭취한다. <맥스큐> 독자들도 꼭 선수를 목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 운동을 하며 이 정도는 섭취하면 좋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언제인가? 1989년 첫 대회 우승은 잊을 수가 없다. 이후 1994년 첫 전국체전 헤비급 금메달, 2001년 국내 헤비급 선수 최초로 아시아대회 금메달을 땄다. 2002년 미스터코리아도 잊을 수 없다. 이 외에도 기억에 남고 영광스런 대회가 많지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은퇴 후 8년 만에 다시 출전한 2018년 도쿄 대회다. 비록 2위에 그쳤지만, 가족들의 응원 속에서 후배들과 함께 준비하고 출전한 대회라 더 기억에 남는다. 대회 경험뿐 아니라, 인생에서 무척 행복한 순간 중 하나다.
그럼 트레이너와 선수로서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 트레이너로 보람될 때는 매출이 좋을 때?(웃음) 내가 가르친 분들이 시합에서 목표한 대로 성적을 내고 잘돼서 행복해할 때, 그들과 함께할 때 보람을 느낀다. 선수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주위 사람들이 날 자랑스러워할 때다. 아까 말했듯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회를 준비하고, 응원을 주고받을 때다.
앞으로의 목표는? 또 대회 계획이 있는지? 은퇴 후 11년간 후배, 제자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시즌마다 다이어트를 함께했다. 그러면서 대회가 그리워져 출전하면, 늘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을 했었다. 보디빌더에게 은퇴란 없다고 생각한다. 시합은 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왔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긴 좀 어렵다. 그냥 늘 하던 대로,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다가 기분 내키며 나가는 거다. 물론 기분이 영원히 안 내킬 수도 있다.(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길 바란다. 그게 운동일 수도, 시합일 수도, 다른 일일 수도 있다. 언젠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기가 온다. 그리고 나의 목적을 위해 가족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길. 나 또한 가족의 일원이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듯, 가족들도 그들 인생의 주인공이다. 가족은 내 인생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보디빌더의 시대, 최재덕의 대회 팁
무대 상황에 맞춘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
“훌륭한 선수가 많이 배출되던 시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무대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침착했던 것 같다. 무작정 준비한 것을 쏟아내기보다는 무대 상황을 고려하며 포즈를 잡았다. 함께 무대에 오른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상대 선수와 상극의 포즈로 승부를 보거나 때로는 정면 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글 맥스큐 편집부 사진 Steve Baek, BOBBODY(이파란 작가)



